3장 유방암 관련 지식과 정보를 모았습니다
"선생님 저는 유방암 몇 기인가요?"
가슴에 멍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제발 이것이 암이 아닌 물혹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찾아갔던 유방암, 갑상선암 전문 병원의 의사 선생님은 내 질문에 "최소한 3기 말입니다"라고 하시더군요.
"4기는 아닌가요?"
"유방에서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되었다면 4기인데 그건 큰 병원에 가서 확인해야 합니다"
그제야 '최소한 3기 말'이라는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암사이즈 크기로는 3기에 해당하지만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이 병원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최소 3 기말쯤으로 답변하셨나 봅니다.
집으로 오면서 3기 말이면 어떻게 되는 거지, 뭐가 병기의 기준인거지, 살 수는 있는 건가, 하며 많은 것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유방암의 병기 어떻게 나눌까요?
병기는 의학용어라 좀 낯설지만, 한자나 영어로 보면 이해하기가 좀 쉬워집니다. 한자로는 병기 '病期'라고 쓰고, 영어로는 'stage'라고 표기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병기란 병의 단계나 진행 상태를 나타내는데 아형(여성 호르몬 수용체, HER2 수용체, 삼중음성)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확하게 나누기는 조금 어렵다고 합니다.
유방암 병기는 크게 3가지 기준으로 나누는데 암의 크기, 림프절 전이 개수, 원격(다른 장기) 전이 여부입니다. 이것은 해부학적 분류법인 TNM 분류방식(TNM classification)에 근거한 것으로 진단서나 의무기록지 등을 볼 기회가 있다면 TNM으로 표기된 자신의 병기를 쉽게 접하게 됩니다. 물론 담당 주치의에게서 이미 여러 번 들었을 거예요.
1. T(tumor, 종양)- 암의 크기와 침윤정도
T0 -0기, 상피내암, 원발 종양의 증거가 없을 때
T1 -1기, 종양 크기가 2cm 이하
T2 - 2기, 종양의 크기가 2cm 초과 5cm 이하
T3 -3기, 종양의 크기가 5cm 초과
T4 -4기, 종양이 흉벽, 피부를 침범했거나 염증성 유방암일 때
2. N(node, 림프절)-주위 림프절로 퍼진 정도
N0-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없을 때
N1-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1~3개 이하
N2-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4~9개 이하
N3-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10개 이상
3. M(metastasis, 전이)-원격전이, 즉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
M0-다른 장기에 전이가 없을 때
M1-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을 때
1차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2달 뒤, 큰 병원에서 다시 모든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체 검사를 실행한 거죠. 그렇게 전신 검사를 마친 후 진단서를 발급해서 확인해 보니 'T2 N1(M0)'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동안 암사이즈가 4,8cm로 줄어 병기로는 2기, 림프절로 전이는 3개 이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것은 없다는 뜻입니다. 다른 장기로 전이가 안 되어서 얼마나 다행이지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습니다.
그런데, 유방암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언젠가부터 저는 왼쪽 가슴에 아주 작은 멍울이 만져졌습니다. 처음 만져졌을 때 병원에 갔더라면 좋았을 걸,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만져도 통증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멍울의 사이즈가 커지고 얼굴색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하면서 화장도 잘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설마설마하면서 병원을 가지 않고 결국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가 될 때까지 병을 키우고 말았던 것이죠.
유방암은 대부분 저처럼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 가장 흔하다고 합니다. 모두 다 똑같은 증상은 아니고 5~10%는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이게 나을 수도 있어요. 아프면 큰 병이 아닌가 의심하게 되고 병원을 찾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유방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유방암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자가 검진을 해야 한다고 수없이 들었는데 샤워를 하면서 거울에 비추어 보면서 외견상 문제가 없는지를 보는 것 외에는 딱히 다른 것들을 시도해 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외견상으로는 아무 문제도 없이, 안으로만 문제가 있는 유방암에 걸렸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대부분 통증은 없지만 멍울이 만져짐
일부 환자들은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음
유방과 겨드랑이 림프절에서도 덩어리가 만져짐
젖꼭지(유두)에서 피 같은 고름이나 분비물이 나옴
유두의 함몰, 유두의 위치 변화
유두 주변에 습진처럼 보이는 피부 변화
좌우 유방의 크기 변화
유방의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거칠고 단단해짐
유방에 멍울은 없지만 피부가 빨갛게 붓고 통증도 있고 열감도 느껴짐
유방암에 걸렸던 주변 환우들에게 물어보니 정말 증상이 다양했습니다. 어느 날 보니 유두에서 핏물이 나온 사람도 있고, 동그랗던 유방 모양이 한두 군데 조금 파인 듯이 함몰되어 있는 사람, 왼쪽과 오른쪽 유방의 크기가 확연히 달라진 사람, 겨드랑이 림프절이 부어오른 사람 등. 이처럼 자가 검진을 통해 유방에 이상함이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바로 전문 병원으로 가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남자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을까?
그렇습니다. 남성도 유방암에 걸립니다. 여성의 100분의 1이라고 하는데 병원에서 유방암에 걸린 80대 할아버지를 2번 정도 보았습니다. 어느 날 유방초음파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던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할머니가 유방암에 걸리셨나 보다 했는데 간호사가 할아버지 이름을 호명하며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A님, 죄송하지만 초음파 검사를 위해 병원 가운으로 갈아입으셔야 하는데 여기는 대부분 여성분들이 환자여서 남성 탈의실이 별도로 없어요. 여기 2호 초음파실에서 옷을 갈아입으시고 제가 앞에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서 있겠습니다."
얼추 80세 초반으로 보이는 할아버지는 어깨가 축 처져서 2호실 유방 초음파실로 들어가셨습니다.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는 할머니도 너무나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드라마에서 보고 말로만 들었던 이야기가 눈앞에서 펼쳐졌습니다.
남성 유방암의 특징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보다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며 젖꼭지 밑에 생긴다고 합니다. 만약 젖꼭지 밑이나 주변에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면 단순한 멍울(덩어리)인지 암인지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방암 확진은 어떻게?
우선 유방암 자가 검진을 통해 멍울이 만져지거나 기타 다른 증상들이 있다면? 인터넷에서 검색해 증상들을 찾아보고 혼자서 '유방암이 아닐까' 고민하면서 공포의 상상력을 키우지 않길 바랍니다.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유방암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멍울일 수 있는데 암이 아닐까 하는 그 두려움이 발암물질처럼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진단 검사의 종류에는 *유방촬영술(mammography), 유방초음파 검사, 맘모톰 조직검사(mammotome biopsy), MRI(자기 공명영상), CT(전산화단층촬영),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영상 유도하 조직검사, 미세침 흡인세포검사, 총생검이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유방촬영술(mammography), 유방초음파 검사, 맘모톰 조직검사(mammotome biopsy)를 통해 유방암인지 알게 되고(1차 병원에선 이렇게 3가지 정도만 검사합니다), 다른 장기로의 전이여부나 향후 치료를 위해 큰 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나머지 세부 검사를 하게 됩니다.
자가 검진과 다양한 진단 검사를 통해 유방암을 확진하려면 조직검사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병리과 담당의가 조직 검사 후 유방암이라고 진단을 내려야 합니다. 각종 보험회사가 진단서와 조직검사 결과지를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현명한 자는 건강을 인간의 가장 큰 축복으로 여기고, 아플 땐 병으로부터 혜택을 얻어낼 방법을 스스로 생각하여 배워야 한다."
-히포크라테스-
유방촬영술(mammography):호떡처럼 유방을 납작하게 누르는 기계. 유방암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
유방초음파: 유방 조직의 밀도가 높아 유방촬영술로는 진단이 어려울 때 사용. 암세포를 확인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할 경우 실시간 종괴를 관찰하면서 조직을 채취하기 위해 이 검사가 필요.
MRI(자기 공명영상): 양쪽 유방이 비교 가능하며, 유방암 진단뿐만 아니라 수술 전 병변, 절제범위, 전이여부를 알 수 있음.
CT(전산화단층촬영): 유방암 확진 후,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하며, 추적검사, 재발 및 전이 여부를 확인 가능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다른 검사를 해도 전이 위치를 확실하게 알 수 없을 때 유용한 검사.
영상 유도하 조직검사:미세침 흡인세포검사, 총 생검, 맘모톰이 여기에 속하며, 유방에 종괴나 다른 이상 소견이 있을 때 암을 확진하는 최종적인 방법입니다.
미세침 흡인세포검사:가느다란 바늘을 병변 부위에 찔러 소량의 세포를 뽑아낸 현미경으로 검사하여 암세포 여부를 확인.
총 생검:유방암을 진단하는 경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직검사로 생검용 장비에 굵은 바늘을 장착하고 총을 쏘듯이 방아쇠를 누르면 바늘이 튀어나가 조직의 일부를 떼내어 돌아오는 방법입니다.
(출처: 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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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할수록 암일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제 멍울은 아주 딱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