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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재 Jan 23. 2023

제주 하늘안마원에서 얻은 것

마사지는 건강검진이다


서울에서 반경 1킬로미터 내를 벗어날 일이 거의 없는 난 제주에 가면 하루 6시간 이상 걸어 다닌다. 새해를 맞아 제주를 찾은 이번에도 역시 서울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정취를 맘껏 즐기며 4박 5일 내내 돌아다녔다. 평소와 다른 매일의 강행군에 온몸이 뻐근했고, 마사지 생각이 간절해졌다.


마사지 샵을 검색하다 보니 한라산 등반객들에게 유명한 안마원이 숙소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름하여 '하늘안마원'. '한라산 등반 후 필수 코스', '여기를 방문한 뒤 새로 태어났다'라는 극찬의 리뷰를 확인한 뒤 여행 마지막날 안마를 예약했다.



마사지는 건강검진이다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내 몸의 상태를 설명하듯, 안마사님께 몸이 아픈 곳을 줄줄이 읊었다. 사실 큰 의미는 없었다. 목부터 발목까지, 말 그대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아팠으니까. 돌처럼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안마가 시작되자 고통이 너무 심해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마치 산통을 하듯 안마사님의 리드에 따라 후- 하- 하고 숨을 내쉬었다. 소리만 들으면 산부인과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여러 종류의 마사지를 받아봤기에 그날 받은 마사지의 효과는 길어야 이삼일이라는 걸 잘 안다. 안마원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그 한 번의 방문으로 내 몸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서 특히 좋지 않은 부위가 어디인지 알게 되는 것이다. 병원에서 받는 건강검진과 비슷하다. 건강검진을 통해 몸에서 약한 부위를 파악해 큰 병을 예방하는 것처럼 말이다.


안마사님이 '여기가 안 좋으시네요'라고 했던 부위와, 유난히 근육이 굳어있어 아팠던 부위를 기억해 뒀다. 내 몸에서 특히 안 좋았던 근육은 소둔근과 오른쪽 소원근, 전경골근이었다. 소둔근은 엉덩이 위쪽 근육, 소원근은 겨드랑이 뒤쪽 근육, 전경골근은 종아리 앞쪽 근육이다. 근육이 아픈 것엔 모두 이유가 있다. 소둔근은 허리가 좋지 않아 아픈 부위, 소원근은 오른쪽 팔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였고, 전경골근이 아픈 것은 휘어있는 다리 때문이었다.

 


치료는 온전히 내 몫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았으니, 이제 치료는 온전히 내 몫이다. 서울로 올라온 뒤 바로 치료를 시작했다. 매일 하던 운동에 스트레칭 루틴을 추가한 것이다. 운동 전 폼롤러 10분, 운동 후 알로에 마사지 5분, 대략 15분의 시간이 걸렸다. 폼롤러로 소원근과 소둔근을 풀어주고, 알로에로 전경골근과 목 림프절을 마사지했다. 이렇게 열흘동안 근육을 풀어주니 처음엔 건들기만 해도 멍든 것처럼 아팠던 근육의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뭉쳐있던 근육이 풀리니 운동을 할 때도 동작이 더 가벼워졌다.


물론 근육통의 근본적인 원인인 좋지 않은 허리, 과도하게 사용하는 오른팔, 선천적으로 휜 다리를 교정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자세를 더 바르게 하는 것 말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은 없어 보인다. 근육을 풀어주어 주변의 다른 근육들이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면 이 근본적인 문제들도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일단 매일의 운동루틴에 스트레칭을 추가했으니, 다음 달엔 좀 더 개선된 몸으로 안마원에 들려보려 한다. 다음엔 어떤 결과지를 받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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