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일어나 요가를 배우러 Satva 요가원에 갔다. 이곳에 있는 동안 짬짬이 요가를 해 볼 예정이다. 요가원은 숙소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요가는 일일권. 5회권, 한달권 등 필요에 따라 가격을지불하고 횟수를 정해 배울 수 있다.1 클래쓰는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을 소요하며, 비용은 만원이 조금 안된다.수강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격은 좀더 저렴하다.굳어진 몸을 풀면서 삶의 속도도 조금씩 늦추며 건강도 챙겨보려고 한다. 어차피 새해에는 요가원을 다니려고 마음먹었으니까 미리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이제 현지인들을 접하면서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 태국어, 영어, 바디랭귀지를 총동원하며 한 달 살기를 이어갈 것이다. 그야말로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실내를 돌아보고 우선 5회권을 끊었다. 이틀에 한번 정도 해보고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이어서 수강을 연장할 생각이다.그동안 나는간간이 요가를 했지만 남편은 처음이다. 잠시 후 요가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홍콩, 미국, 한국 사람. 젊은 남녀, 연세 드신 할머니까지. 국적도, 연령도 다양하다. 수업은 영어로 이루어지지만대충 알아들을 수 있어 눈치껏 따라 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요가를 한두 번이라도 배워 본 사람이라면 동작을 보고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다. 어느새 요가는 치앙마이에서 하나의 관광상품이 되어 있었다.
몸이 뻣뻣한 남편이 다리가 굳어서 종아리와 바닥이 따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나도 그다지 유연한 펀은 아니지만. 밧줄, 벽돌, 링. 월 등 다양한 소도구들을 이용하여 몸을 스트레칭해 준다. 남편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나는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당부하면서 남편의 눈치를 살피며 요가를 배웠다. 끝날 때쯤에는 처음의 뻣뻣했던 종아리가 바닥과 하나가 되었다. 남편이 한 번 하고 자신의 변화된 몸에스스로 신기해하며 몸은 힘들었지만 개운하다고 한다. 요가를 하자고 하면서 예순이 넘은 남편이 난생처음 해보는 요가를 과연 좋아할까 싶어 은근히 걱정했는데 흡족해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인생 2막은 좋아하는 것,안 해 본 것 해보면서 추억 만들기를 하며 살아보자는 아내의 몸짓에 동행해 주는 남편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요가가 끝나고 숙소까지 오는 길에 정원이 예쁜 "카페드 솟"이라는 곳에 들렀다.정원, 학교, 사원, 식당, 카페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수익금의 일부를 청각장애인에게 기부하는 곳이라고 한다.카페는 마치 비밀의 숲 같은 느낌이다. 한국에서도 퇴직 후 한동안 1일 1 카페를 해 보았다. 다양한 카페문화가 좋았기에 분위기, 커피맛, 자연환경들을 접하면서 삶을 힐링하고 여유로움을 가졌다.Cafe de Sot은 규모나 식물들의 푸르름이 내가 다녀온 카페들에 비할 바 아니었다. 마치 도로에서 숲 속으로 순간이동한 느낌이다.
폭포소리와 초록색잎들의 무성함이 커피맛을 더해준다. 아마 우리는 머무는 동안 아름다운 이 카페를숙소와 가까워 자주 올 것 같다. 커피 가격도저렴하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신들만의 힐링시간을 갖고 있었다. 연세 드신 외국인 노부부가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도 이채롭다. 이곳에서의 한 달 살기의 삶은여행만이 목적이 아니기에 숙소에서 머물며, 다운로드하여온 음악을 듣거나 넷플릭스 영화 보기로 쉼을 가질 것이다. 오늘은 식탁 위과일의 풍성함을 바라보며 만원의 행복감도 느껴본다. 참으로 저렴하다. 이제 좀 쉬었다 오후에는 가까이에 있는 피만팁 골프장을 가볼 예정이다.
우리는 차량을 렌트하지 앓았기에 Grab이나 Bolt 앱을 활용하여 택시를 이용한다. 가끔씩 택시가 잘 안 잡힐 때가 있기에 두 가지 앱을 동시에 활용하지만 가격은 Bolt가 더 저렴하여 자주 이용한다. 퇴직 후 파크골프를 쳤지만 팬트리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골프채가늘 나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풀세트에서 서너 개밖에 세상 구경을 하지 못했기에. 이사 오면서 중고로 팔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주려고도 생각도해보았지만 나 스스로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골프장 이용료가 한국보다 많이 저렴하다고 하니 이곳 온 김에 다시 도전해 볼 생각이다.
이번 한 달 살기의 목표 중의 하나가 골프이다. 필드 라운딩을 하면서 다양한 자연을 접해 볼 예정이다. 아직 한 번도 필드에 나가 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이기에 어쩌면 라운딩은 많은 설렘을 준다. 오기 전 한 달 동안레슨을 받고 스크린 골프장을 다녔지만 쉽게 골프실력이 늘지 않는다. 구력을 무시할 수 없어"그래, 안되면 공을 들고 잔디밭 걷기라도 하면서 즐기다 가지!"라고 마음먹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은 숙소에서 가까운 피만팁 골프장으로 스윙연습을 하러 갔다. 어쩌면 이번이 골프를 배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도전!"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본다. 골프는 내 버킷리스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