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다나무 Jan 25. 2024

여행 속의 쉼

카페와 맛집(치앙마이 한 달 살기 10)

오늘은 요가를 가는 날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가지만 늘 요가원은 각국의 남녀노소들로 만원이다. 인종도, 성별도 무시한 채 모두가 신체, 영혼, 힐링을 위해 존재의 현재시간에 집중한다. 한 시간 반정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여 내면의 평화와 안정에 심취해 본다. 태국은 많은 사람들이 요가나 명상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탓인지 많이 차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곳에 와서 짧은 기간이지만 요가를 건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돌아가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기회를 모색해 보아야겠다.


오후에는 "No 39"라는 예쁜 카페를 찾아 나섰다.  한국에서도 여유가 있을 때 카페를 자주 갔던 터라 이곳에서도 마음의 여유가 있는 쉼을 필요로 하는 날은 커피 향에 취해본다. 비취색 호수에 잔잔한 생음악이 2층 통나무집에서 흘러나온다. 주변은 숲으로 둘러싸여 아늑하다. 호수 주변에 사람들은 모여 앉아 음악에 귀 기울이거나 커피 향에 취해본다. 참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다.


치앙마이가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한 달 살기 지역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 중에 하나도 예쁜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한 몫한다고 한다. 며칠 전 들러본 "포레스트 베이크 카페" 역시  주택을 예쁘게 인테리어 하여 정원을 멋지게 꾸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내어준 느낌이 든다. 자연스러운 어느 집 앞마당에서 차와 음식을 즐기는 느낌이다. 자연이 어우러져 싱그러움이 더해지는 이곳의 카페문화가 나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커피를 마시고 가까이에 있는 "반캉왓"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큰딸 준이엄마가 에서 가까우니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해 준 곳이다. 치앙마이의 예술인들이 모여만든 아트빌리지 겸 마켓이다. 작은 예술인 마을에는 카페, 식당, 소품샵등이 아기자기하게 많이 있어 감성을 자극한다. 소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소한 즐거움이 있기에 그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이다. 특히 젊은 연인이나 자녀들을 동행한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예술인들이 직접 만든 물건들이라 특별하고 의미 있는 탓인지 가격은 그다지 저렴하지 않았다. 미술을 전공한 딸의 눈에는 무척 마음에 드는 곳이었나 보다. 


우리는 이곳에서 물건을 살 때 GLN앱을 활용한다. 이 앱은 통장이나 카드와 연결해 놓고 QR코드를 인식해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택시나 모든 가게, 어디서나 활용되기에 너무 편리하다. 현금은 세븐일레븐에서만 사용한다. 유독 GLN이 안 되는 곳이기에. 여행을 하면서 필요한 앱 몇 가지만 활용할 수 있으면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언어는 구글이나  Papago를 활용하면 번역이 가능하여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된다. 모바일의 단점이 엇갈리지만 편리한 세상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한국에서부터 점찍어둔 식당으로 향했다. 돼지고기 삼겹살을 항아리 속에서 구워 기름기를 쫙 빼서 맛있게 구워주는 " 무옵옹"이라는 음식점이다. 그야말로 돼지고기의 겉바속촉의 바삭함과 부드러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현지인 식당이다. 5시가 조금 넘었는데도 벌써 자리가 거의 차 있다. 이곳 역시 인기가 있는 식당들은 줄을 서서 기다려 먹는다. 특히 이 식당은 한국의 지상파 방송에서 소개된 식당이라 유독 한국인이 많다. 노상에 위치해 있어 찾기 쉽 규모도 큰 식당이다.


식당에 들어서는 입구의 항아리 화덕이 눈길을 끈다. 붉은 불빛이 감도는 항아리 속에서 삼겹살과 통닭이 맛있게 익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입맛을 다시며 찾아올만한 식당이다. 태국은 돼지고기가 저렴하고 맛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돼지고기 요리가 많이 발달해 있는 나라이기도하다. 치앙마이에서의 간단한 식사는 찰밥 한 덩이와 무삥이면 든든하다. 기에 쏨땀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무삥은 돼지고기에 소스를 얹은 꼬치구이이고, 쏨땀은 파파야 채에 젓갈, 새우, 토마토, 으깬  땅콩등을 넣어 만든 샐러드(우리나라식 김치?)이다. 때론 옥수수가 첨가되기도 하 음식맛이 개운하다. 리는 숙소옆에 포장 가능한 쏨땀집이 있어 자주 이용하였다. 아주머니의 손맛이 일품이기에.


이곳 음식은 향 있지만 전체적으로 맛있다.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덕분에 미슐랭 맛집도 많다고 한다. 간혹 검증되지 않은 음식을 시켜놓고 그대로 나올 때도 있지만 식당정보를 가지고 찾아가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메뉴판의 음식이름 영어로 되어있거나, pspago의 이미지검색하면 대충 요리를 알 수 있다. 잘 모르면 우리나라처럼 대중성 있는 첫 번째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다양한 맛집 탐색도 여행의 묘미다.


가끔씩 스스로에게 딜레마에 빠질 때가 있다. 여행도 휴식인데 관광이나 골프를 치는 건 즐거운 일임에도 피곤하다. 그러나 카페를 가거나 마사지를 받는 날은 진정한 쉼이 되는 것 같다. 에너지를 쓴 탓일 것이다. 여행도 충분한 에너지,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연세 드신 분들이 여행 떠나기 전 영양제를 맞고 간다는 것이 괜한 속설은 아닌 듯싶다. 관광이 여행의 전부가 아니기에 오늘은 이렇게 쉼 속의 또 다른 쉼으로 나의 한 달 살기를 채워 나간다.

이전 10화 색깔 있는 사원을 찾아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