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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나무 Jan 31. 2024

산골마을에서 힐링하다.

매깜퐁 마을(치앙마이 한 달 살기 13)

치앙마이에서 동쪽으로 약 60킬로 정도 떨어진 곳으로 한시간이상 차를 타고 가 매깜퐁이라는 마을이 있다. 보통의 관광객들은 이곳을 싼캄팽온천과 함께 데이 투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오롯이 하루 날을 잡아 이곳 다녀오기로 했다. 매깜퐁 마을은 계곡물이 흐르고 목재로 지은집이 많 자연친화적인 힐링하기 좋은 숲 속마을이다. 택시로 가기엔 좀 부담이 되는 지역이라 우리는 버스를 타고 다.


한국에서도 공항 갈 때 외에는 버스를 타본 경험이 별로 많지 않기에 이곳에서의 버스 타기는 다소 모험심까지 느끼게 했다. 아니 멀미약을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했다. 매깜퐁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갔더니 출발시간보다 30분이나 먼저 도착했다. 혹여 버스시간 놓칠까 싶은 걱정에 너무 일찍 서둘러 나왔나 보다. 마침 정류장 앞에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와로롯 시장이 있어 둘러보며 시간을 보다.


와로로시장(깟 루앙)은  100년의 전통을 가진 치앙마이에서 가장 오래되고 커다란 재래시장이다.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시장으로 관광객들이 귀국 시 많은 선물들을 사가는 곳이기도 하다. 물건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가격도 저렴하다.1층에는 견과류나 말린 과일들을 주로 팔고, 2.3층에는 옷, 화장품, 가방 등 공산품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우리는 아직 돌아갈 날이 많이 남아있어 특별한 기념품은 사지 않고 말린 망고만 간식거리로  나왔다.


와로롯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차량 출발시간이  되었다. 별도의 시간을 내어 시장 구경을 오려고 했는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재래시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 우리나라와 다를 바 없는 재래시장 모습이라 익숙하기까지 했다. 리는 버스라 하여 커다란 대형차량인 줄 알았더니 14인용 미니밴이다. 치앙마이에서 한 시간 이상 외곽으로 나가면 시골길이고 고산지대이다 보니 도로가 좁고 꼬불꼬불하다. 쩌면 커다란 차보다는 작은 차들이 전이 용이한지도 .


한 시간 이상 굽이진 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면소재지 같은 조그만 시골마을이다.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는 길 양옆에는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숙소가 많은 탓인지 유독 이부자리와 수건을 빨아 햇살에 널어놓은 집들 많았다. 다음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하루 묵어가는 것도 좀 더 여유 로운 여행이 될 듯싶다. 목조건물들 사이로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다. 참 아름답고 소박한 시골마을 친근감있게 다가든다.


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전망이 좋은 "라비앙뷰 카페"가 나온다. 잠시 다리도 쉬게 할 겸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시골마을을 한눈으로 감상하였다. 아름다운 조망권을 가진 카페라 관광객들이 많다. 마을입구에서 쳐다보니 까마득하게 멀게 느껴졌던 높은 곳의  카페였는데 내게도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앞은 뻥 뚫려 시원하지만 주변은 둥글게 막아 준 산으로 인해 아늑했다. 마치 우리 인생의 한 단편을 보는 듯하다. 무수한 인생굽이를 넘어 오늘 이 자리에서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여유를 가지고 편안히 즐기고 있는. 모든건 올라와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잠시 쉬었다 폭포물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걸었다. 커다란 키의 높은 고목들이 이 마을의 역사를 말해 주고 있다. 시원한 나무향과 새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그리 웅장한 폭포는 아니지만 한적함 속에 또 다른 쉼을 선물한다. 나이가 더해질수록 자연이 좋아진다. 철이 들어 돌아갈 곳이라는 것을 알기 문일까. 문득 두고 온 바다나무 농장과 시골마을의 계곡물들이 떠오른다. 그곳도 이곳만시골이고 자연이 아름다운 곳인데. 지금은 하얀 설산으로 변해 있겠지. 참 여유로운 여행길, 아니 산책길에 문득 그리움이 일었다.


내려오면서 카페 안에 계곡물이 흐르고, 예쁜 장미 베고니아로 장식된 곳에서 여유 있게 돌아갈 차시간을 기다렸다. 이곳 역시 참 예쁜 카페다. 특별히 소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조용한 마을. 자연이 가져다준 꽃과 나무로 아름운 매깜퐁 마을,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잠시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게 해 주는 힐링 장소. 오늘은 치앙마불빛 찬란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마음을 정화시키는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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