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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나무 Feb 10. 2024

"빠이"의 매력에 빠지다.

빠이 일일투어(치앙마이 한 달 살기 16)

닭 우는소리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로 빠이에서의 아침을 맞는다. 세상이 조용하다. 시내에서 대나무 다리를 하나  건너왔을 뿐인데 이곳은 또 다른 세상이다. 한유하게 밭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의 풍경이 정겹다. 숲 속에 있는 방갈로라 그런지 아침공기도 상쾌하다. 숙소에서 아침을 주기에 여유롭게 흐르는 강물을 보며 간단한 식사를 즐겼다. 참으로 평화롭다. 설악산에 와보셨다는 주인내외분의 친절도 유독 정겹고 반갑다. 아름다운 산과 함께 한국사람들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조금 일찍 서둘렀기에 시골마을 산책을 하며 약속된 투어장소로 향했다. 어젯밤 워킹스트리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런 흔적 없다. 쓰레기조차 없는 깨끗한 거리가 잠시 어젯밤 꿈을 꾸었듯 무색하게 기억을 잠재운다. 일일투어 관광객이 우리 부부와 이스라엘 은 남자분 1명이다. 우리를 태운 썽태우는 시골길을 달려 온천으로 향한다. 연이은 계곡물이 모두 온천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물의 온도가 높다. 빠이올 때 수영복을 챙겨 오지 않았기에 우리는 온천물에 발만 담 수밖에 없었다.


온천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백발의 머리가 긴 할아버지가 중요한 부분만 천으로 가리고 온천욕을 하고 계신 게 예사롭지 않게 보다. 잠시 후 할아버지는 산속 정자에 올라가 좌정을 하고 대금 같은 악기를 부신다. 온천의 열기와 은은한 악기소리가 잠시 산속을 휘감는다. 어디선가 선이 내려오신 듯 다소 신비롭기까지 하다. 두 시간 정도 머물다 내려와 점심을 먹고 오후 반나절 투어팀과 합류다. 오후의 투어비용은 전체비용의 1/3에 불과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도 반나절 투어만 신청할걸. 오후일정에는 10명의 인원이 꽉 찼다. 아마도 관광객인원수에 비례해서 요금이 산출되는 듯하다. 정보 탐색이 부족한 탓이다.


 "White  Budha"라고  커다란 하얀 불상이 있는 곳을 탐방했다. 태국이 불교국가라 워낙 사원이 여기저기 많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커다란 부처님도  신비감 덜해졌지만 경건한 마음은 들었다. 다음은  "Waterfall"로 갔다. Morpang 폭포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계곡이다. 외국인들은 그곳에서 수영도 하고 물놀이도 하지만 우리는 계곡산책을 했다. 잠시 후 썽태우는 과거 중국인들이 모여 살았던 "Chinese Village와 View Point"에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관광객을 위해 조성된 마을에는 커다란 회전그네가 돌고 있었다. 에버랜드에서 많이 본 아찔한 놀이기구이다. 어느 나라에나 있는 비슷한 관광지라 우리는 뷰 포인트에서 사진 몇  찍고 내려왔다.


다음 관광지는 "Bamboo Bridge"이다 개인적으로는 자연을 좋아하는 터라 제일 좋았다. 시골마을을 대나무로 다리를 길게 만들어 산책하는 코스이다. 주변에는 색깔 있는 벼와 소등 목가적인 자연풍경들이 조성되어 아름다웠다. 우리나라 데크길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마을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라 더 친근감 있다.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서 여유 있게 걸으며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인위적인 관광지보다는 자연 그대로가 좋다. 끝없는 대나무 다리가 하늘까지 닿을 듯 산길로 이어져 한 시간 이상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었다. 참으로 평온하다는 느낌이다.


잠시 후 우리는 흔들거리는 둥근 대나무 의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높은 그늘망에 누워서 자유롭게 풍경을 감상하 카페에서 휴식을 즐겼다. 이곳도 관광코스의 하나로 다소 이색적이다. 그저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주어진 시간 안에서 자유롭게 쉬면 된다. 다음 여행지가 일몰을 보는 곳이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일일투어 프로그램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름다운 빠이를 여유롭고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었다.


마지막 코스는  빠이에서 가장 유명한 흙더미로 만들어진 좁지만 아름다운 "빠이 캐년"이다. TV에도 많이 나와 관광객들에게는 가장 핫한 지역이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아슬아슬한 낭떠러지. 그야말로 절경이다. 아쉽게도 언제부턴가 고소공포증이 생긴 나로서는 그 길을 건너갈 수가 없어 아쉬웠다. 아찔한 아래를 내려다보지 말아야 하는데. 그러나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하늘과 구름과 자연이 어우러진 깊은 협곡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생샷을 찍다. 어쩌면 이곳빠이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함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여행사의 도움으로 하루종일 빠이를 관광하고 돌아오면서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보러 가기로 예약했다. 새벽 4시 30분, 다소 피곤하기도 하고 출발시간이 이르지만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에 겨운 눈을 이끌고 "반자보 일출"보러 갔다. 빠이 협곡에서 두려움으로 가까이에서 일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일출로 달래고 싶었다. 한 시간 반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산골마을에는 아직은 어둠이 잠식하고 있었다. 고지가 높은 곳이라 얇은 옷을 몇 겹 덧입을 수밖에 없었다. 차를 파는 카페와 쌀국수를 파는 식당에서는 이른 새벽 가게문을 열고 관광객에게 일출장소를 내어주고 있. 따뜻한 차 한잔과 쌀국수 국물이 다소 추워를 녹여 주었다. 


해가 뜨기 전 산주변을 붉게 물들이는 여명 앞에 눈동자를 응시하고 있다. 천천히, 아주 조금씩, 어둠을 몰아내고 세상을 빛으로 환하게 밝혀준다. 천지창조가 이런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을까? 참으로 장관이었다. 동해바다 촛대바위에서 떠오르는 일출도 멋있었지만 반자보에서 바라보는 일출 또한 참으로 장관이었다. 아름다운 광경을 보면서 빠이에 와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이 빠이에 빠지는 매력을 실감했다. 일출은 운기가 상승한다고 하니 다가오는 새해에도 우리들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해 본다. 색다른 곳에서 색다른 체험을 한 빠이에서의 2박 3일은 우리에게 아주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빠이여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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