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서 점심을
우리는 머지 않은 곳에 있는 호숫가로 발을 옮겼다.
도심에서 멀지 않지만 공기가 차갑고 깨끗하다. 키가 큰 나무들이 가득한 숲을 지나 한참을 걸으니 작은 연못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직 나뭇잎들이 한참 쌓여있어 걸음을 옮길때 마다 사각 사각하는 소리가 들린다. 양 옆으로 보이는 풍경 속, 무심하게 심어둔 전나무들이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숫가 근처에 다다라 자리를 펴고 앉아 점심을 할 곳을 찾는데 때마침 나무집이 눈에 들어왔다. 얼기 설기 세워둔 나무집 속 통나무의자와 쓰러져있는 캔들이 이미 다녀간 사람들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담요를 몸에 두르고 그곳에 들어가 우리는 가볍게 점심 식사를 시작한다. 김밥과 유부초밥, 샌드위치를 통나무 위에 올리고 점심을 하며 새소리를 듣는다. 때마침 나무가지 사이사이로 햇빛이 스며든다.
고요한 이 숲에 우리뿐 이었다.
눈을 감고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모든 것에 단절된 채 한가지 감각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될까. 고요한 적막 너머 새들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나오는 길목엔 누군가가 불을 지펴두고 둘러앉아 나무를 엮어 만든 의자에서 시간을 보내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호수를 뒤로하고 다시 울창한 숲을 지나 차를 타고 코펜하겐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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