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1년 출간된 이 소설의 부제는 '순수한 여인'입니다. 테스는 당시 사회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미혼모이고, 남편이 있음에도 다른 남자와 동거를 했으며, 살인까지 저질러 교수형을 받게 되는 인물인데요. 토머스 하디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처녀의 외형적 순결과 내면적 순결은 서로 다르다"는 명제를 던져 종교계와 보수적 비평가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 테스의 시선 >> -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입니다. 귀족의 후손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부모때문에 먼 친척네 집으로 일자리를 찾아갔다가 겁탈 당하고 임신까지 하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기를 낳지만 세례도 받지 못한 아기는 병으로 죽고맙니다. 목장으로 젖을 짜는 일자리를 얻어 다시 집을 떠난 테스는 그곳에서 일하던 견습생 에인절과 사랑에 빠지게 되죠. 그러나 자신의 과거 때문에 에인절의 청혼을 거부하게 됩니다.
* 가슴 위에 꽂힌 장미를 순진하게 내려다보는 테스는 그 마약 같은 푸른 연기 뒤에 그녀 일생의 비극적인 재난이 서려 있음을, 그녀의 젊은 인생의 스펙트럼에서 핏빛 붉은 광선이 될 사람이 도사리고 있음을 예측하지 못했다.
* 제대로 계획한 일이 잘못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부름이 올 사람을 데려오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시간과 일치하는 일이 거의 없다. 보는 것이 곧 행복한 일로 이어지는 순간에 자연이 "보라!"고 인간에게 말하고 인간이 "어디?"라고 외쳤을 때, "여기."라고 답하는 일이 드물다. 그러다 숨바꼭질은 지루하고 지치는 게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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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넉 달 전 이 집을 나섰을 때 난 어린아이였어요. 남자들이 위험하다고 왜 말해 주지 않았어요? 왜 경고해 주지 않았어요?
* 과거는 과거일 뿐이며, 그 과거가 어떤 것이었든 간에 이제 자신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결과가 어떤 것이었든 시간이 그것을 덮어 주리라. 몇 해가 지나면 그들 모두는 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풀 아래 묻히고 잊힐 것이었다. 수목은 전처럼 푸를 것이며, 새들이 노래하고 태양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빛날 것이다.
* 인생에는 모든 일에 균형을 맞추는 평형과 보상의 법칙이 있다.
* 한번 잃고 나면 그다음에는 영원히 잃는다는 사실이 순결에 있어서도 진실인가? 그녀는 이 문제를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지나간 일을 덮어 버릴 수만 있다면 그것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으리라. 모든 유기체에 스며 있는 회복력이 처녀성에도 적용되는 것은 분명했다.
* 테스는 시간과 장소를 잊고 있었다. 별을 쳐다보며 마음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 희열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솟아났다. 그녀는 낡은 하프에서 나오는 가냘픈 곡조의 물결을 타고 있었다. 음악의 화음이 미풍처럼 그녀를 스쳐 가면서 눈에 눈물이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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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내일이 쭉 한 줄로 늘어서 있는데, 첫 번째가 가장 크고 가장 분명하게 보이고,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점점 작아져요. 그러나 그 모든 내일들이 사납고 잔인해 보여요.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내가 다가간다! 나를 조심해! 나를 조심해!'
* 내가 긴 역사의 대열에 선 사람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배우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옛날 책 속 어디에 나와 같은 사람 누군가가 벌써 들어 있고, 내가 그 책 속에 있는 한 사람의 역할을 할 거라는 점을 안다는 것, 그것은 날 슬프게 만들어요. 그게 이유예요. 최선의 방법은 자신의 천성과 자신의 과거사가 수천 수만 명의 그것과 같다는 사실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인생과 행동이 수천 수만 명의 그것과 같을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 거예요.
* 어째서 해가 의로운 사람과 의롭지 않은 사람에게 똑같이 비추는지를 알고 싶기는 해요.
* 가슴이 설레지 않는 여자의 삶이란 거의 없어요.
* 그는 이따금 그녀의 크고, 존경심으로 가득 찬 눈을 들여다보곤 했는데, 그 눈은 불멸의 무엇을 바라보는 듯 끝없는 심연으로부터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과거를 깨끗이 버렸다. 아직도 모락모락 타고 있는 위험한 석탄재를 밟아 버리듯이 과거의 불씨를 밟아 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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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를 향한 테스의 사랑은 이제 그녀 자신에게는 호흡이며 생명이었다. 그 사랑은 그녀를 광구처럼 둘러싸 환히 빛을 냈으며 과거의 슬픔을 잊게 했고,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어두운 유령들 - 회의, 공포, 우울, 걱정, 부끄러움 - 을 물리쳤다. 이것들이 자신을 둘러싼 빛 밖에서 늑대처럼 자기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중략) 정신적 망각은 지적인 기억과 함께 공존했다. 그녀는 환한 빛 속에서 걸었으나 그 뒤에는 어둠의 망령들이 항상 넓게 퍼져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망령들은 매일 조금씩 물러났다가 다시 가까이 다가왔다.
*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교회로 가는 길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에인절이 자기 곁에 있다는 것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가 환하게 비치는 안개였다.
*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은 클레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가 그 사실을 말해 주었다. 그러나 그녀의 헌신적 사랑의 깊이와 확고부동함, 또 그 사랑의 따스함을 그는 미처 알지 못했고, 그 사랑이 얼마나 진실된 것인지, 그 사랑이 얼마나 힘든 인내를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얼마나 성실한 것인지를,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 조금도 그럴 이유가 없었는데 그랬어요. 그럴 이유가 있는 사람은 그걸 감추고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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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인절 클레어의 시선 >> - 목장에 견습생으로 온 목사의 아들입니다. 총명하고 예의바른 인품을 가졌지만 종교관이 달라 아버지의 뒤를 잇기를 거부하죠. 테스를 존중해주며 예쁜 사랑을 키워가다 결혼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결혼식 날 밤 듣게 된, 순결하지 않다는 테스의 고백에 충격을 받게 됩니다.
* 농장은 그에게 너무나 비천하고, 너무나 초라하고, 너무나 불편한 것이어서, 그는 한 번도 이곳을 대담한 의미를 지닌 곳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세월의 자국이 역력한 이끼 낀 벽돌 박공이 "가지 마세요" 하고 속삭이지 않는가? 창문이 미소 짓고, 방문이 호소하며 손짓하고, 담쟁이덩굴이 자신과 같은 편이라고 홍조를 띠고 있지 않은가? 이 속에서 누군가 너무나 강력한 힘을 쏟아내 벽돌과 모르타르와 머리 위의 하늘을 타는 듯한 열정으로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이 강렬한 힘은 누구의 것인가? 그것은 바로 젖 짜는 한 여자의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