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유태(裕泰) 찻집을 배경으로 50년에 이르는 중국 사회의 변화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작가 라오서는 찻집을 드나드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청나라 말에서 신중국 수립 전야 시기의 혼란상과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2021년까지 총 720회 공연되었다고 하네요.
<< 왕이발의 말 >> - 주인공입니다. 찻집 주인이죠. 역사의 시기에 발 맞춰 끊임없이 개량을 해가며 찻집을 운영해나갑니다. 그러나 결국 수십 년 동안 운영해오던 찻집이 넘어가버리게 되자 자살을 하고 맙니다.
* 빌어먹을! 전쟁, 전쟁! 오늘도, 내일도 죽어라 싸워 대네. 도대체 어쩌겠다는 거지?
* 난 입만 놀리는 건 아니오. 마음도 바로 쓰고 있다고요! 십여 년 동안 도대체 내 공짜 차를 얼마나 마셨는데? 계산이나 한번 해 봐요! 지금 괜찮게 지내는 모양인데, 나한테 찻값 갚을 생각은 안해 봤소?
안띠구와 찻집
* 요즘은 벼슬하는 이도 오늘 부임하는가 하면 내일 쫓겨나고, 장사하는 이도 오늘 문 여는가 하면 내일 문 닫고, 모두 믿을 수가 없어요!
* 뭐든지 반동의 재산이 될 수 있지! 봐, 여기 뒤는 진 선생님네 창고였는데, 누군가 눈 한번 치켜뜨고 반동의 재산이라고 하니까 그냥 몰수됐지! 그런 거라고!
* 두 분 죄송합니다만 찻값은 선불입니다! 저도 몇십 년 찻집을 해 오지만 역시 처음입니다!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찻잎이나 조개탄 같은 것도 모두 그때그때 값이 있지요. 혹 차를 막 우리고 있는데 찻잎 값이 오를지도 모르니까요!
* 이건 내 찻집이야. 난 여기서 살았고 여기서 죽을 거다.
안띠구와 찻집
* 난 평생 어린 백성으로 살았어요. 누구든 보면 예를 올리고, 절하고, 읍하고, 그저 애들이나 잘 커서, 얼지 않고, 굶지 않고, 병 안 나고 살기를 바랐죠!
* 개량, 난 그래도 늘 개량하느라 애썼어요. 남에게 처지지는 않으려고요. 차만 팔아 안 되겠기에 하숙도 쳐 보고, 하숙이 없어지자 평서도 시켜 보고, 평서로도 사람이 안 오니 이젠 체면 불고하고 아가씨도 쓰려 했지! 사람은 어쨌든 살아야 하잖소? 내가 온갖 방법을 다 쓰며 여기까지 온 것도 다 살기 위해서 아니었겠소! 그래도. 뇌물 줘야 할 땐 봉투도 내밀고, 그래도 난 정말 못된 짓이나 도리에 어긋난 짓은 해 본 일이 없다고요. 그런데 왜 살아갈 길까지 막는 거지? 내가 누구에게 잘못했나? 대체 누구에게? 황제인지 마마인지 그 개 같은 연놈들은 잘만 사는데, 난 찐빵 하나 제대로 먹을 수 없으니, 어떻게 된 셈판인가 말이오?
안띠구와 찻집
<< 진중의의 말 >> -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나라도 구할 수 있다는 야심으로 전 재산을 팔아 공장을 세웁니다. 그러나 격변하는 세태에 결국 공장을 빼앗기고 부품 몇 개와 만년필 하나만을 주워오게 됩니다.
* 다른 이들은 모두 날 쳐다보지도 않으니, 자네하고 얘기나 하려고 왔지. …부숴 버렸어! 내가 사십 년간 심혈을 기울인 건데, 부숴 버렸어!
* 이걸 당신에게 맡길 테니, 별일 없을 때 차 마시는 이들과 우스갯거리 삼아 얘기나 하시오. 이렇게요. 전에 아무것도 모르는 진 모라는 사람이 산업을 일으킨다고 설쳤소. 몇십 년을 뛰고 나서 마지막에 그는 공장 흙더미 속에서 겨우 이것들을 주워 돌아왔다지요! 그리고 경고도 해 주시오. 돈이 있으면 먹고 마시고 도박에 기생질, 멋대로 나쁜 짓이나 할 일이지. 절대 좋은 일은 하지 말라고! 진 모는 일흔이 넘어서야 비로소 그걸 깨달았으니, 타고난 바보였다고 말이오!
* 일본 놈들이 있을 땐, 무슨 합작이니 하면서 내 공장을 먹어 치우더니, 우리 정부가 들어서자, 공장은 어느새 반동의 재산이 되었더군. 창고 속에 있던 그 많던 물건, 다 없어졌지! 허허!
안띠구와 찻집
<< 상대인의 말 >> - 기인의 후예입니다. 애국자로 의화단으로도 활동했었지만 일흔이 넘은 나이에 땅콩을 팔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해 봤소. 우리 한 사람 몸에 얼마나 많은 양놈 물건들을 달고 있는지! 형씨만 해도 그렇지. 양코담배, 양시계, 양복지 저고리, 양복지 바지와 마고자…….
* 무술년에 여기서 "우리 청나라도 망하겠는걸" 이라고 한마디 했다가, 당신들한테 끌려가 일 년 넘게 감옥살이를 했지.
* 바라고, 바라고, 그저 다들 옳은 거 옳다 하고 남 속이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살기를 바랐는데, 내 두 눈으로 친구들 하나하나 굶어 죽지 않으면 잡혀 죽는 꼴을 보게 되니, 이젠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