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서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마음에 쌓인 응어리를 울부짖으며 토해 내고 싶을 때가 있다. 이게 화병인 건지, 한인건지 분간이 되지 않지만,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내면에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래도 뀨냥님은 강하시네요."
나를 보는 사람들은 꼭 이런 얘기를 한다.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을 뿐인데, 평범한 삶을 이뤄가려는 나의 노력과 마음가짐이, 그들에게는 강함으로 비치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꽤 긍정적이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편이다. 어떻게든 나아가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나도 때때로 화가 나고 서러워서 눈물을 쏟고 싶을 때가 있다.
"저는 괜찮아요."
아마, 이 말이 내가 제일 많이 하는 거짓말. 재주라면 재주인데, 나는 거짓말을 태연하게 잘한다. 전부 잘 될 거라는 거짓말. 전부 괜찮다는 거짓말. 세상의 모든 거짓말이 나쁘다면 할 말이 없지만, 대개 내가 입에 담는 거짓은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나온다.
사실은 괜찮지 않은데. 거리에서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 도시의 불빛들을 보며 울적해지기도 한다.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에 꽂혀 끝까지 땅굴을 파고들어가기도 한다. 제멋대로이고 이기적이고 감정적이다. 그리고 이런 나의 결함을 미소와 괜찮다는 한마디로 얼버무린다.
장애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갉아먹는다. 몇 번이나 시도해도 소용이 없는 일들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나를 애먹게 한 물건을 부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다 포기하고 장애와 함께 긴 우울의 터널을 걷고 있는 느낌이다.
간혹 유튜브에서 장애를 가지고도 꿋꿋이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와 만나면, 왜 나는 저렇지 못하는 걸까 생각된다. 정상인과 비교해도, 장애인과 비교해도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필사적으로 장애와 싸우려 하지 않아서일까. 마음의 간절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아직도 헷갈리는 내 마음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에는 솔직해져 본다.
사실 괜찮지 않아요. 슬프고 무서워요. 단지, 살아가기 위해 필사적일 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