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시간이 걸리는 법
이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된 것 같은(?)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처음에 미국에 와서 정말 애먹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교수님들의 다양한 글씨체에 익숙해지는 일이었습니다. (영어로 적어 주는데 왜 받아 적지를 못하니)
아래 사진들은 무슨 글씨일까요? 정답 보지 마시고 알아맞혀 보시지요 ㅋㅋ
강의를 하시면서 강의노트에 필기를 해주시면 우리가 따라 적으면서 따라가야 하는데, 처음에는 영어로 강의 들으랴 필기 영어로 적으랴 정신이 하나도 없는 나날들을 보냈었습니다. 특히 아래 사진들과 같이 교수님들이 저렇게 영어를 갈겨써주시면(?) 무슨 글씨인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고 다시 녹화한 강의를 보면서 유추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물어보면 되지 않느냐 싶지만 강의를 하시는데 매번 수업 중간에 ‘저기 교수님, 저게 무슨 글씨이죠?’ 하고 물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또 미국인 학생들은 다 알아보는데, 저 같은 국제 학생이 글씨를 못 알아보고 수업을 끊어가면서 무슨 글씨냐고 매번 물어보는 것도 민폐인 것 같았습니다. 제가 너무 눈치를 보는 걸까요 (ㅋㅋ)
정답……. Heights = number of counts, Areas are the same
하지만 이 문제는 그 교수님의 글씨체에 익숙해지고 수업 내용과 영어 단어에 익숙해지면서 조금씩 해결되었습니다. 단어는 수업 맥락에 따라 유추할 수 있었고 교수님이 적으실 때 그 내용을 한 번 소리 내어 읽어주시니까 그걸 듣고 받아 적기도 했습니다. 귀와 눈을 다 열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옆에 친구가 적은 걸 보고 따라 적으면 됩니다. 하지만 그때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또르르
이런 영어 글씨도 알아보지 못하는 제가 어떻게 미국인 학생들과 경쟁을 할 수 있었을까요. 처음에 제가 느낀 감정은 미국인 학생들과 국제 학생들은 이렇게 출발선부터가 다른데 어떻게 공부하지? 였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에서 제가 대학원 공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었습니다. 수업 중이 아니라도 수업 끝나고 교수님께 가서 물어보면 되는 간단한 문제였습니다. 너무 좌절할 필요 없었는데 첫 학기에 기가 죽어 있던 저는 이런 것도 제가 부족해서 생긴 것이라 여기며 이런 작은 일에도 좌절하였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참 조급함을 많이 느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야 습득이 되고 적응이 되는 것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지금에서야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