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리를 위한 생각

책 (1)

by 아이스블루



"책 정리를 한다"


처음에는 이 말이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

책장은 항상 거실에 붙박이처럼 있어야 하고 내가 읽은 책도 책장에 그대로

꽂혀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니, 책 정리라고 한다면 보기 좋게 배열을

다시 하고 먼지 좀 떨어내는 정도라고나 할까?


요즘 나에게 "정리"란 것은 그냥 조금 손보는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

천지개벽과도 같은 큰일이 돼버렸으므로 거실 한가운데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는

책장을 손댄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내 책>을 모두 빼내고 덜어내는 일 말이다.

물론 책을 넘쳐나게 가지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작가나 학자, 그 외에도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하는 사람들은

그에 따른 책도 많이 필요하겠지만, 나처럼 취미로 독서를 하는 사람도 책이

많아야 하는지 독서와 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평생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고민을 해본다.


나는 그다지 학구적인 편이 아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책을 너무 사랑해서 읽은 책 모두를 소장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읽지도 않는 책까지 모두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지

앞으로도 당연히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던 내 책들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나에게 책이란 무엇일까?




책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일에서나 휴식에서도 이 책들이 꼭 필요하고 나와 함께 할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아니면 그냥 장식품인가??!!


사실 나는 남들에게 책을 이만큼 읽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고,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순도 100%의 나를 내보인다는 것은 언제나 부끄러운 일이지만

막상 인정하고 나니 아주 속이 후련해졌다.

솔직해지니까 뭘 어떻게 해야 할지가 명확해지고,

머릿속이 싹~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은 관심분야가 달라져서 읽고 싶은 책의 종류도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접하는 중이기에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책들을

반드시 소장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읽지 않는 책도 생겼다.

읽지 않는 책은 계속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더 이상 커다란 책장이 우리 집의 넓은 공간을 차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드디어 명쾌한 결론에 다다랐다.


이제 책 정리할 준비가 되었다!!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