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ura Jul 02. 2024

Ah soleil

햇살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듣거나 했던 말은 당연하게도  Pardon(실례합니다), Merci(감사합니다), Bonjour(안녕하세요), Excusé-moi(실례합니다), Ça va(괜찮아요?)입니다. 그런데 그다음을 묻는다면 Soleil!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Soleil”은 해, 태양, 햇빛이라는 뜻인데, 제가 느낀 이곳의 쓰임새는 ‘햇살’과 가장 유사한 것 같습니다.


 정말로 다른 말들을 제치고 이렇게나 많은 빈도로 사용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자라고 살았던 저에게는 저 작은 탄식에 담긴 작은 희열과 기쁨이 크게 느껴졌달까요. 들을 때마다 약간의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트램에 앉아 있다가 해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예외 없이 Soleil! 하는 작은 외침이 들려옵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인상을 살짝 찌푸리면서도 꼭 테라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꼭 햇볕 자리를 찾아 마시거나, 해가 드는 곳에 누워 광합성을 하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 것보다, 원하는 만큼의 해를 받는 것을 훨씬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죠.



2024 Montpellier / 사진출처 : 본인


한번 살다 가는 삶에서 자연을 소중히 하며 가능한 만큼 즐기는 태도를 통해 저는 인간성의 회복도 꿈꿔봅니다. 이런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능할지도 모르지요. 햇살이 피부에 천천히 내려앉는 그런 시간을 사랑하다 보면.





이전 13화 불필요를 삶으로 증명하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