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듣거나 했던 말은 당연하게도 Pardon(실례합니다), Merci(감사합니다), Bonjour(안녕하세요), Excusé-moi(실례합니다), Ça va(괜찮아요?)입니다. 그런데 그다음을 묻는다면 Soleil!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Soleil”은 해, 태양, 햇빛이라는 뜻인데, 제가 느낀 이곳의 쓰임새는 ‘햇살’과 가장 유사한 것 같습니다.
정말로 다른 말들을 제치고 이렇게나 많은 빈도로 사용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자라고 살았던 저에게는 저 작은 탄식에 담긴 작은 희열과 기쁨이 크게 느껴졌달까요. 들을 때마다 약간의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트램에 앉아 있다가 해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예외 없이 Soleil! 하는 작은 외침이 들려옵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인상을 살짝 찌푸리면서도 꼭 테라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꼭 햇볕 자리를 찾아 마시거나, 해가 드는 곳에 누워 광합성을 하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 것보다, 원하는 만큼의 해를 받는 것을 훨씬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죠.
한번 살다 가는 삶에서 자연을 소중히 하며 가능한 만큼 즐기는 태도를 통해 저는 인간성의 회복도 꿈꿔봅니다. 이런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능할지도 모르지요. 햇살이 피부에 천천히 내려앉는 그런 시간을 사랑하다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