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의 사람들
몽펠리에에는 전동휠체어를 탄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인구나 도시 크기에 비해 유독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곳에 와서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길이 누군가에겐 두려운 길이 아닌지를 돌아보았습니다.
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던 날 귀갓길에는 다정히 손을 잡고 길을 걷는 커플을 보았습니다. 또 어제는 앉아 연인들이 음식을 먹고 해를 받고 웃으며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모두 동성 커플이었습니다. 어떤 넓이, 즉 포용력은 느껴진다기보다는 보이는 것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가장자리에 있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 가장자리가 아닌 곳에 있는 것, ‘포용’이라는 단어가 필요한 듯한 사람들이 구별 없이 도시에 살아가는 것. 특히나 그들을 위한 자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구별 없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수만을 위한 자리가 아닌 ‘모두를 위한 자리’의 ‘모두’라는 범주가 넓어져야 하겠지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공원이나 길거리 같은 모두를 위한 장소에 있다는 것이 바로 도시가 가진 포용력입니다.
동성애자는 사회에 가장 늦게 수용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성애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은 다른 소수집단, 각가지 성향, 취향, 정체성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이겠죠. 몽펠리에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식이 있던 곳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 몽펠리에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번 더 했습니다. 타인에 대한 수용력이 높은 곳을 찾아 떠난 다른 곳에서의 삶이 잘 살아지고 있는 까닭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