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 대한 물음표가 많아지고, 삶에서 쉼표가 간절했던 순간,
마음의 바다에서 표류하던 돛단배에 올라탔다.
Now I would like to offer you and your college a meeting.
Tuesday, July 30
10 o’clock a.m. till 12 o’clock.
I will invite you to lunch – so reserve some time (till about 1 o’clock p.m.)
We will meet at the Zurich State Department of Education.
7월 30일(수) 10시~12시? 스위스 취리히 교육부?
이거 설마 진짜 된 거야?
눈앞에 있는 메일을 여러 번 읽으면서도 좀처럼 믿어지지 않아 계속 심장이 쿵쾅거렸다. 스위스 취리히 주교육부 인터뷰라니…….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유럽의 각 교육기관 담당자 이메일 주소나 홈페이지 Q&A에 ‘Hello. We are Korean teachers in South Korea. Please read this.’로 시작하는 글을 정말 수도 없이 남기면서도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교육부나 교육청 또는 학교의 공식적인 프로젝트도 아니고, 그냥 개인적으로 교육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교사들의 사적인 인터뷰 요청이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사실 우리에게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기에 인터뷰가 성사되는 건 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2019년 7월~ 8월 한 달 동안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로 ‘유럽 교육 기행’을 떠났고, ‘피렌체 OPD(이탈리아 문화부 산하 국립 복원학교)’, ‘취리히 주교육부’, ‘슈투트가르트 ZSL(교원 양성 및 연수 기관)’, ‘슈투트가르트 시립 도서관’, ‘바이마르 안나 아말리아 도서관’, ‘함부르크 주교육부’ 이렇게 총 여섯 기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현장에서 생생한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계속 이어진 3년간의 국내외 후속 인터뷰를 통해 느끼고 배운 많은 것들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담아 지금 나는 생애 최초로 출판을 목표로 글을 쓰고 있다.
“도대체 어떤 계기로(무슨 용기로) 이런 여행을 계획하게 된 거야?”
인터뷰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러게. 지극히 평범한 교사로 근무하던 내 인생에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글쎄요. 저도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라고 웃으며 대답했고 사실 출발 전에는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었는데, 여행을 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 삶을 바꾼 작지만 놀라운 기적과 마주하며 그 답을 찾았다.
꿈을 품고 뭔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여러분의 천재성과 능력과 기적이 모두 숨어 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바이마르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 만났던 괴테가 글을 쓰려고 노트북 앞에 앉은 내게 건넨 따뜻한 조언이다. 이 책은 ‘여행’과 ‘교육’을 주제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그 속에서 진짜 ‘사람’을 만난 이야기이다. 여행과 교육을 좋아하고 그것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대한민국의 평범한 교사들의 무모한 도전에서 누군가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작은 용기를 얻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