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인 사람

by 빛나다

"내가 너한테 도움이 되니?"


1월 정기인사 때 동기언니와 한 팀이 되어 일하게 되었고 겨울철 우리는 정말 바쁘게 지냈다. 그리고 언니가 우리 부서에 온 지 두 달 정도 지나는 때에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생각난 것처럼 언니는 묻는다. 당연한 거 아니냐며 뭐 그런 말을 하냐고 했더니


"나는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걸 또 너는 기다려주고, 내가 적응했다 해도 자료 찾는데 정신이 없고 너는 계속해서 많이 일하고 있으니까 내가 너한테 미안하고 속상한 생각이 자꾸 들어서"


20년을 봐온 동기언니는 내게 있어 언제나 유쾌한 사람인데, 그래서 항상 웃는 사람인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하니 좀 충격적이었다. 언니는 언제나 밝은 사람이라는 나의 편견에 금이 쭈욱 그어졌다.


"언니 나는 요즘 불안, 긴장 같은 감정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왜냐면 언니의 긍정적인 에너지 때문에. 나는 굉장히 비관적이어서 항상 걱정하고,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느라 머릿속이 항상 편안하질 못했거든. 그런데 언니가 옆에서 같이 하면 되지. 우리는 잘될 거야 하고 자주 말해주니까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 조금씩 줄어들고 실수해도 그럴 수 있는 거지 뭐 하고 과감해지기도 해. 언니가 우리 부서 와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정말 그렇다. 많은 걱정으로 생긴 불안과 긴장이 내가 무능하다는 판단을 만들어내고 그것은 곧 우울한 기운을 계속해서 드러내게 했는데, 나의 우울함은 요즘 그녀의 밝은 에너지의 빛을 받고 초록의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중이다. '우리'와 '함께'라는 단어를 건네주는 그녀에게 나 혼자 견뎌야 한다 에서 우리 함께 가는 것으로 위안을 받는 나는 지금 점점 편안해지고 있다.


"언니! 언니 덕분에 나 지금 너무 좋아.

더할 나위 없이."


-언니와 나의 업무 시작 전 대화 하나-


"언니 나 어제 A업무 하는 꿈 꿨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받았나 봐."


"내가 볼 땐 넌 지금 A업무에 몰입 중인 거 같아. 스트레스와 같은 말이 몰입이거든. 너 일할 때 엄청 즐겁게 하는 게 보여. 그래서 꿈까지 꾸는 거고. 몰입이야. 몰입."

"아~ 나 몰입한 거구나. 언니 나 왜 이렇게 멋지지?"


"(엄청난 웃음) 그래 우리 하은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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