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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희 Dec 28. 2021

육아 내내 묻고 싶은 엄마의 육아

"엄마 외갓집에서 몸조리했대도 결국은 바쁜 아빠 없이 나 혼자 키워야 했잖아. 뭐가 제일 힘들었어?"

"엄마는 나 키울 때 전업주부였잖아, 하루 종일 집에서 나랑 뭐 해주며 놀았어?"

"나 말은 언제부터 했어? 뭐부터 말한 거야?"



27살 엄마의 첫 육아는 어땠을지 나를 키워낼 때의 마음이 어땠는지 궁금한 게 정말 많다.

물론 아빠에게 물어봐도 되지만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엄마의 마음을 직접 들을 수 없는 게 아쉬워진다.

주 양육자였던 엄마의 기억으로 온전히 듣고 싶은 나의 어린 시절도 알 수 없다.


요즘의 육아는 친정엄마는 물론 주변에 사람이 없대도 어렵지 않다.

책은 물론 검색으로 유튜브로 맘 카페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낸 뒤부터는 선생님들께 여쭙는 일도 많다.


하지만 나 역시

"엄마 얘 변비인가 봐!"

"엄마 애가 열이 심한데 응급실에 까?"

"엄마 애가 밤에 잠을 안 자. 너무 힘들어"

등의 뻔한 질문과 아이의 일상을 나눌 엄마가 없다는 것에 때로는 외로워지기도 한다.


아이는 커갈수록 자꾸만 예뻐진다.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아까워져 더 소중한 날들의 연속이다.

우리 엄마도 같은 맘을 품었을 텐데, 그 애틋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만 갔을 텐데

우리는 함께 육아에 공감하고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수록 대화와 관심의 주제는 바뀌어만 간다.

자식이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되어도 부모에겐 마냥 어린 자식이라던데

내가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동안 엄마는 내게 어떤 지혜를 주었을까. 나를 어찌 키워냈을까.


49세의 엄마는 엄마의 육아를 끝내지 못한 채 떠났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니 눈 감는 순간의 그 아픔을 짐작할 수 있어 마음이 아플 때도 있다.


엄마가 떠난 지 11년이 지났다.

시간이 지나 더는 엄마의 죽음에 무너진 마음을 안고 살지는 않는다.

때로는 엄마의 삶을 안쓰러워하며 기억한다. 하지만 그렇게 단단해진 나일지라도 아이가 크며 외할머니에 대한 질문을 할 때 10번 중 1번은 다시 엄마! 하고 내 엄마를 찾고만 싶어 진다.


엄마에게 물을 수 없으니 묻고 사는 말


"외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안 계셨잖아,

내가 외할아버지는 어디 있냐고 물어봤을 때 엄마 기분은 어땠어?

내가 친할아버지랑 잘 지내는 거 보면서 아빠 생각 안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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