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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운트레이크 Aug 15. 2024

나는 지금 누구와 싸우고 있나

투자를 한다면 무엇과 싸우는 걸까

내가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 잘 모른다면 상대방을 이길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주식시장에서 나는 누구와 싸우고 있는 걸까? 얼마 전 미국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것 참.. 누가 얼마나 패닉이 걸려 이렇게 갑자기 매도를 하나? 그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전 세계의 거대 기관투자자들? 아니면 얼굴 모르는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인가? 둘 다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프로그래밍이었다. 내가 싸우는 상대방은 인간이 아니고 기계였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주식거래의 70~80%가 '알고리즘 매매'라 한다. 알고리즘 매매는 미리 짜둔 규칙에 따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동 매매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시스템에서 상승과 하락 기준을 정교하게 세팅해 놓고 이를 기준으로 1초에 수백 건의 매도 매수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알고리즘 매매 규모는 하루 5,000조 원대다.


나는 미국 주식 몇 주를 사도 여러 가지 변수를 고민하고 생각해 보려 하는데 알고리즘은 고민과 감정 없이 편하게 투자를 수행해 버린다.

 

'모든 게 뒤에서 Auto로 무심히 돌아가는 세계.. 나는 그곳에서 나름 연구하고 생각한다며 덤벼보고 있는 셈이다'


내가 가상의 알고리즘 시스템과 싸우려면(상대가 되긴 하나?)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그런 '빨간약'을 먹어야 한다. '파란 약'을 먹고 익숙한 세계에서 그럴듯한 합리적 추론을 혼자 해본들.. 제 자리 맴돌기다.


그래서 그럴까. 모건 하우절은 그의 저서에서 자신의 투자 전략은 투자종목이나 시기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저축과 인내심 그리고 장기적이고 낙관적인 경제관을 유지하는 데 더 집중한다고 한다.




그러면 부동산 투자는 어떤가? 부동산 시장에서 내가 싸우는 상대방은 누구인가?


부동산 시장에 기관 투자자는 없다. 대부분 개인들이다. 단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정부 정책이란 강력한 상대가 있다. 다만 정부 정책은 싸우는 상대방이라기보다 게임하는 공간의 룰을 정해 놓는 자연환경에 가깝다.


'부동산 투자에서 프로그래밍된 알고리즘이 존재할까?'


부동산은 환금성이 매우 떨어진다. 주식 투자같이 1초에 수백 건의 매매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다. 그냥 다양한 개인 선택들의 총합이다.

 

가끔씩 맹목적인 매수세와 매도세가 시장을 휩쓸고 지나가곤 한다. 사회 심리적 변수로 인한 '에너지 분출'이다. 그리 지속되지 못하고 그 쏠림 대상도 변한다.


'이런 심리적 변수로 움직이는 다수의 개인들과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좋은 부동산의 가치는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데 항상 시간이 걸린다. 잘 고를 수는 있어도 내 Capa보다 너무 무거우면 들고 있기 힘들다. 또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따분하고 재미없어 오래 견디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에서 내가 싸우려는 진짜 상대방은 형체는 없고.. 너무나 흔해 빠져.. 만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하지만 정말 무서운 힘을 가진 '시간'인지 모른다.


그래도 상대방이 AI 컴퓨터인 거보다는 해볼 만하지 않을까?

 

인생은 원래 시간과의 싸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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