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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문정 Aug 11. 2023

레만 호


물안개가 바다같은

레만 호에

내려앉은 아침.


쥬네브는

마법에 걸린 성처럼

때 아닌 여명 속에

고요하게 잠겨 있다.


만져지지 않는

희뿌연 안개 속을 떠 다니는 동안

어느 새 물방울이 묻어나

온 몸이 촉촉하게 젖어든다.


순간

빛이 줄기되어 적막을 깨고

세상을 비춘다.


그 빛이

거대한 우주를 덮던 안개를

휘가르며 달린다.


허물어졌던 우주가

다시 차오른다.

마비됐던 고도가

살아나 움직인다.


알프스의 정기 어린

레만 호에도

푸른 꿈이 드리워지고

페퍼민트빛 향연이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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