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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문정 Aug 20. 2023

하늘과 닿은 바다와 벨 일

- 사파이어 빛 바다 대서양 키브롱에서 벨 일까지


하늘과 닿은 듯 펼쳐진 대서양

남빛으로 물든 드넓은 천 위로

선박이 지날 때마다


배 뒤로는 숨겨 놓았던

푸른 바다 속살 같은 옥빛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배 옆으론 희디 흰 포말이

살 오른 구름을 만들고

바다내음이 코끝에 머문다.


대서양 속 옥그릇 같은

벨 일에 닿았음을 알리는

뱃고동은 나른한 꿈을 깨우고


강렬한 태양빛 받은

천혜의 섬은 수천 년 세월을

품은 채 환하게 웃고 있다.



르 팔레항을 거무숙숙하게

물들이는 물이끼와 색색의 요트는

일렁이는 바닷물에  

한가로이 몸을 적시고


간간이 보이는 순백의

코발트빛 덧창 활짝 연 나지막한 집들은

진분홍 담장이 꽃들과 어우러져

섬의 운치를 더 해 준다.


싱싱한 청록빛 풀숲사이

고개 내민 레몬빛 들꽃까지

자연의 빛깔 넉넉히 품고 있는

대서양 속 옥돌 같은 벨 일에서


잿빛 공해와 소음 속에

헤매던 사람

바다동굴에 기대어 앉아

소박한 우주에 흠뻑 취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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