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문정 Aug 11. 2023

레만 호


물안개가 바다같은

레만 호에

내려앉은 아침.


쥬네브는

마법에 걸린 성처럼

때 아닌 여명 속에

고요하게 잠겨 있다.


만져지지 않는

희뿌연 안개 속을 떠 다니는 동안

어느 새 물방울이 묻어나

온 몸이 촉촉하게 젖어든다.


순간

빛이 줄기되어 적막을 깨고

세상을 비춘다.


그 빛이

거대한 우주를 덮던 안개를

휘가르며 달린다.


허물어졌던 우주가

다시 차오른다.

마비됐던 고도가

살아나 움직인다.


알프스의 정기 어린

레만 호에도

푸른 꿈이 드리워지고

페퍼민트빛 향연이 피어오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업자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