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시리고 아린 시간이 간다

싸락눈 닮은 사월비 내린 후 , 노을은 영원의 공간에 닿는 빛

by 강문정



여린 봄 실빛 틈새로 찬 기운 감도는 빠리

늦가을 싸락눈 닮은 사월비 울림 사박사박

음울한 허공에서 눈꽃처럼 피고 지는 안개 꽃잎

세상은 음험한 웅얼거림과 야합, 폭력과 위선으로

혼탁하게 얼룩지는 중.



한때 모호하고 난해한 말, 은밀한 시어를 다듬었었지.

'소리 없는 아우성'이 회환과 고통으로 마음에 선

울컥대는 울음 삼키며 힘겹게 세상 견디는 내 안에 그대, 노을

영원의 공간에 닿는 빛


-시인 강문정-



싸락눈 흩날리는 날



싸락눈 흩날리는 밤

세상은 밤바다에 침몰하는 타이타닉처럼 한껏 웅성거리다

도도한 시간의 물결에 휩쓸려 이내 질식해 버린다


몇 겁의 천을 뚫는 음산한 추위는

가슴속까지 해 집어 놓아 갈 길은 더욱 휑하고

광대한 우주, 이 넓은 지구 한 귀퉁이에서

어둠을 집어삼키며 걷는 이는 까맣게 그늘져 가는구나


싸락눈 흩날리다 멎은 거리가

우리네 뱃속처럼 질퍽해지듯 순수를 외치던 그날들

사위고 난 자리에 얽은 흉터만 도드라져 서러운 밤


-시인 강문정-




노을



가자.

살기 위해 자주 아프던

가슴을 두고 가자

이승에서 고아한 건

이승에 모두 내어주고


먼 길 떠나기 무거운 건

길바닥에 모두 내려놓고

그 길 어두워질 때 보이지 않게 만나던

달디 단 비밀을

그냥 두고 가자.


비 젖은 홑적삼마저 벗을까

바람막이 울타리 한 겹 더 덮어주고

오래 감춘 허물

그대로 그냥 두고

가자.


- 시인 박정희-


프랑스 브르타뉴 생 말로 바닷가,

일몰 직전 노을과 대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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