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꼭 확인해야겠어

D+3180 첫째

by 바다별

“아빠, 크리스마스때 친구 초대해도 돼?”

저녁 식사시간, 첫째가 뜬금없이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꺼낸다.


"갑자기 왠 크리스마스? 그리고 크리스마스 때는 친구를 초대한 적이 없잖아."

"00랑 같이 산타할아버지 확인하기로 했단 말이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겨울이 오려면 한참인데 산타할아버지에 꽂혔나보다.


"너 지난번에 산타할어버지가 썰매타고 하늘 나는 영상 봤다며, 그럼 실제로 있는거 아냐?"

“그런데 친구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은 엄마아빠가 스타필드 같은데서 사서 주는 거래. 아빠가 사 오는거 아니지?"

방심하는 사이, 갑자기 훅! 하고 공격이 들어왔다.

초등학교 2학년쯤 되면 믿고있던 세계관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나보다.


"선물을 살 거면 아빠거 사지, 뭐하려고 너 걸 사냐? 너는 어차피 산타할아버지한테 받을 건데~"

말도 안되는 대답이지만 첫째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히 두면 이상한 걸 눈치 챌까봐. 나는 잽싸게 질문을 이어갔다.


"그래서 너는 뭐라고 했는데?"

"아니, 나는 산타할아버지가 진 짜 있는 것 같거든... 그래서 크리스마스때 꼭 확인해 보려고."

"그런데 너가 지켜보고 있으면 산타할아버지가 안오는거 아냐?"

"그럼 어쩌지? 엄마 아빠는 어릴때 산타할아버지 확인해보고 싶지 않았어?"

"글쎄... 아빠는 그런 생각 안해본 것 같아. 아빠는 그냥 선물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거든;;"

"아니야. 나는 이번에 꼭 확인해야겠어. 김리후! 너 크리스마스때 누나랑 같이 산타할아버지 확인 안할거야?"


아...

매년 크리스마스 마다 몰래 선물사고 포장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올해부턴 가져다 놓는 것도 더 주의해야겠다.


딸아... 이렇게까지 할 일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