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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담 Dec 07. 2023

가족사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철없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다.

작은 딸은 대학생으로

큰 딸은 사회 초년생으로

서울로 떠났다.


퇴근하고 돌아온 텅 빈 집 거실에는

고요와 적막만이 나를 반긴다.

마누라마저 1박 교육을  떠난 빈집에서

오늘 나는 진정한  자유인이다.


평소에는  비싸서  못 시켜 먹던

참치회를 시켰건만

오늘따라 맛이 덜하다.

소맥 한잔에 취기가 오른다.

거실에 걸린  빛바랜 아이들 사진을 본다.

20년도 더 된

떨리는 손으로 찍었던

사진 속의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보았다.


집에 온 친구들이  사진을 보고

모두가 입을 모아 한 마디씩 했다

"애들이 아빠 닮았네"

아빠를 닮았다는 말 한마디에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속으로 기뻐서 웃었다.


손바닥 만한 폰에서 흘러나오는

그 시절 노래를 듣는다.

"쎄시봉, 트윈 폴리오, 조관우, 햇빛촌, 해바라기..."

낯익은 7080  음악에 

또로록 눈물 한 방울

술잔 속에 파문이 인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늙은 아버지와 등 굽은 어머니를 보러 가야겠다.


https://youtu.be/cS-IiArGmcU?si=DbXHfbT83zr2zF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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