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된다는 것, 그 견딜 수 없는 고독

건강한 노년을 위한 준비

by 석담

"이별은 두렵지 않아. 눈물은 참을 수 있어.

하지만 홀로 된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해"

오래전 가수 변진섭의 노래 가사의 일부이다.

가사에서 홀로 되는 대상이 노인은 아닐 테지만 그 슬픔의 강도는 젊은이나 노인이나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챙겨야 할 것들이 많이 늘었다.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는 횟수도 늘고 장례식 부고도 부쩍 잦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 했던가? 경사(慶事)보다는 조사(弔事)에는 되도록 참석하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부부가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난다면 그것만큼 이상적인 이별은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장인어른은 작년 여름에 상처하셨다. 혼자되신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홀로서기에 힘들어하시는 장인어른의 모습을 보며 누구든 닥칠 수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노후에는 꼭 혼자되는 준비를 해 둘 필요가 있다.

참을 수 없는 고독을 피하기 위해서는 친구가 필요하다.

그것은 학교 친구라도 좋고 동네 친구라도 좋다.

아니면 이성 친구라도 괜찮을 것이다.

늙어서 만날 친구가 없어 혼자서 소일한다면 그 시간은 참으로 힘겨운 하루가 될 것이다.

유안진 시인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 나오는 시구처럼 저녁을 먹고 나면 찾아가 만날 친구가 있다면 노년이 외롭지 않을 것이다.

우선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친구는 대화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다.

혼자 사는 사람의 고독감이나 외로움은 주로 대화를 할 수 없는 현실에서 기인한다. 깨어 있는 시간에는 생각과 사고를 공유할 수 있는 대화의 상대가 꼭 필요하다.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먹을 밥 친구도 필요하다. 밥은 같이 먹어야 맛있다 하지 않는가?

그리고 같이 여행을 떠날 친구도 필요하다. 혼자 가는 여행이 멋있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청승맞아 보일 수도 있다.

늙어서는 운동하고, 밥 먹고, 여행하기 위한 대화의 상대가 꼭 필요하다.


혼자서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는 계획이 필요하다.

무계획적으로 하루를 산다면 하루가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계획을 세워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면 낭비 없는 하루가 될 것이고 멍하게 그냥 앉아서 소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지키지도 못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하루가 끝 날 무렵에는 그날의 계획이 어느 정도 지켜졌는지 확인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다음날의 계획이 수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요리를 배우자.

70대를 넘긴 대부분의 아버지 세대들은 대부분 요리에 익숙하지 않다.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 부인이 차려주는 밥상만 받은 탓이다.

혼자되는 연습을 위해서는 앞치마 끈을 동여 매고 주방으로 가시기를 권해 드린다. 유튜브 채널을 켜고 진심으로 요리에 매달려 보시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다. 몇 번의 실패를 겪고 나면 당신은 진정한 요리 덕후로 거듭날 수 있다.

요리에 진심이면 이미 자식들이나 이웃에게 민폐 끼치지 않는 멋진 노년은 보장받은 셈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가끔씩 여행하라.

건강한 육체는 건강한 정신을 담보한다.

아직 당신의 관절이 허락한다면 동네 산을 오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당신의 관절이 좋지 않다면 둘레길이나 헬스장을 이용하면 그만이다.

여건이 허락하면 어디든 떠나는 것도 좋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산이나 바다로 마음 맞는 이와 떠난다면 새로운 삶의 의욕이 샘 쏟을 것이다.


취미가 필요하다. 시간 때우기에는 취미 만한 게 없다.

그것은 바둑이나 장기여도 좋고 독서면 마음에 양식이 될 것이다. 사진 찍기라면 예술가 필이 날 것이고 붓글씨라면 고상하게 보일 것이다.

자기가 제일 잘할 수 있고 가장 하고 싶었던 취미 하나쯤은 노년에 준비해 두자.


마지막으로 긍정의 힘을 믿어야 한다.

지금껏 내가 아는 노인들의 특징은 부정이 긍정보다 더 큰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렵더라도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스피노자의 "나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긍정의 한마디를 꼭 명심할 일이다.







※ 본문에 있는 그림은 제 고교 동창 이영호 님이 스마트 폰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그림에 대한 모든 권리는 그에게 있으니 불펌을 지양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