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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투른 진심 Apr 07. 2024

#5. 복수천자

2023년 12월 11일

엄마의 국립암센터 초진날. 월요일이였다.


교수님이 엄마의 타병원 CT가 담긴 CD 영상과 피검사 자료들을 쭉 보시더니, 

"이정도 전이면 4기에 해당되네요. 수요일 입원하고 금요일에 복강경 한번보죠. 복수부터 빼야하니 오늘은 응급실 내려가셔서 CT한번더 찍고 복수천자로 물 좀 빼자구요" 

 

진료를 끝나자마자 교수님 말씀대로 바로 응급실에 내려가 두꺼운 바늘을 엄마 배에 꽂은 후 물을 뺐다.

물빠지는 속도가 무섭게, 금방 3L이상의 복수가 빠져나왔다. 

이렇게 많은 양의 복수가 엄마 배에 있었다는게 무서웠다. 


기운없이 잠들어자는 엄마를 보니 마음이 짠했다.

이제 시작인데.. 

피부도 뽀얗고 고운 우리엄마의 얼굴이 앞으로의 험난한 치료를 통해 어떻게 바뀔까 생각했다 


머리숱도 또래에 비해 풍성한 편이라, 곱슬 머리가 가끔 얼굴 가장자리에 붙어있으면 

아이같아보여 귀여웠는데 

이제 항암을 시작하면 머리가 빠져 그모습도 못보겠지.. 싶었다.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왜 암은 우리엄마처럼 착하고 열심히 산 사람들한테 찾아와서 

안그래도 힘들게 살아가는 인생을 더 힘들게 할까


어디까지 바닥까지 끌어내리려는걸까 

.

.

.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면 꿈이였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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