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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투른 진심 Apr 07. 2024

#6. 제발 수술이 가능하길

2023년 12월 15일 

난소암이 워낙 미세잔존암이 많은 암이다보니, 

수술 먼저 진행 후 항암6회를 하는것이 재발가능성을 낮춘다고 했다.

수술이 어려우면 항암6회 중 3회를 먼저 진행후 범위를 좁혀 수술을 한다고 했다.


교수님께선 복강경으로 봤을 때, 수술에 있어 강권은 소장이라고 하셨다.

소장에 침범이 덜되어 있어야, 보통 수술먼저 진행한다고 했다.


엄마를 수술장에 보내고

언니와 근처 성당에 가서 계속 빌었다.

'제발 소장에 침범이 안됐게 해주세요. 제발 수술 먼저 진행할 수 있게해주세요. 제가 성당 열심히 안다니다가 갑자기 필요할때 찾아와서 너무 죄송한데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제발요. 앞으로는 고해성사도 하고 청년부에 가입도 해서 성당 진짜 열심히 다닐게요'


불안한 마음을 어찌할수가 없어 했던 기도를 또 하고 또 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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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장에 들어간지 1-2시간만에 교수님께 연락이 왔다.

설명할 내용이 있으니, 지금 수술실 앞으로 와달라는것이였다.


복강경으로 보고 수술이 먼저 가능하다 싶으면 '개복'을 하게되어 1-2시간만에 끝날리가 없다.

이렇게 빨리 전화왔다는 건 좋은 징조는 아니였다.


전화를 끊고 수술실 앞에 뛰어가기까지 미친듯이 불안해서 주체가 안됐다.

옆에서 언니가 "주원아.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하며 진정시켜줬다. 

다리에 힘이 빠져서 서있을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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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이 복강경으로 촬영한 우리엄마의 몸속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셨다. 

사진속에는 우리엄마의 몸속이라곤 믿기지 않을만큼 나쁜 암세포가 여기저기 헤집고 다녀놨더라. 

생긴것도 징그러운 나쁜 암세포가 왜 착한 우리엄마의 몸속을 지배했는지. 

사진을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저게 우리엄마의 몸속이라고...? 


전이가 안된곳이 없었다.

몸 속 구석구석까지 잘도 찾아 다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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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선 소장침법은 덜하나, 대장침범, 대장유착이 심해 수술이 바로는 어렵다고 했다.

수술을 바로 하게되면 그만큼 절제량이 많아 인공항문을 달아야할수도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질거라고 했다.  


"교수님. 저희 엄마가요. 마취에서 깨어나, 바로 수술이 진행 안됐다는걸 알면 엄청 절망하실거예요. 

저한테 설명해주신거처럼, 환자의 삶의 질에 포커스를 두고 결정하다보니, '순서만' 바뀐거다. 오히려 이게 더 엄마에게 나은 선택이였다는걸 교수님께서 엄마한테 직접 한번 더 설명해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말하는것보다, 교수님이 말씀해주시면 엄마가 마음을 편하게 가지실거 같아서요.."


그렇게,

내일부터 바로 항암이 시작된다. 

두렵다.

첩첩산중이다. 

<엄마의 입원전날, 명동성당 앞에서.. > 하염없이 빌었다. 우리엄마 살려달라고.....요맘때쯤 사진보면 내 눈은 항상 부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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