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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스크 Feb 26. 2022

서배너에 맛집이 이렇게 많다니!

안 먹어 봤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서배너 맛집 

서배너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맨 처음 외친 말은 "서배너가 이렇게 예쁘다고 왜 아무도 얘기 안 해준 거야!"였다. 진작 알았더라면 어떻게든 짬을 내서 한 번이라도 더 갔을 텐데. 그리고 서배너에서 마지막 식사까지 모두 마친 후 외친 말은 "서배너에 맛집이 이렇게 많다고 왜 아무도 얘기 안 해준 거야!"이다. 특히 처음 접해 본 미국 남부 음식이 말도 못 하게 맛있었는데, 남부 음식은 나중에 다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그 외의 식당들만 소개한다. 첫 끼부터 마지막 끼니까지 단 한 곳도 실망시키지 않은 서배너의 맛집들에  손을 들어 엄지 척을 보낸다.


1. The Collins Quarter 

서배너의 브런치 맛집으로 아침부터 가게에 손님이 가득하다. 손님들의 대부분이 관광객인 듯 다들 휴대폰을 꺼내 음식 사진을 찍느라 장신이 없다. 와플이나 에그 베네딕트 등 다양한 브런치 메뉴를 갖추고 있는데 우리는 간단하게 먹고 싶어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했다. 토스트는 부드러운 빵에 달콤한 메이플 시럽과 바나나가 어우러진 천상의 맛이다. 사실 모든 밀가루와 설탕은 천국의 맛을 지닌 악마의 음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여행을 다니는 동안은 죄책감은 잠시 접어 두기로 했다. 한편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인 라벤더 커피가 유명해서 함께 주문했다. 쌉쌀한 커피에 보라색 향기가 감도는 독특한 풍미의 커피인데 한 번쯤 맛 볼만 하다.


2. Byrd's Famous Cookies

오래된 도시인만큼 서배너에는 100년 된 맛집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쿠키 가게인 <Byrd's Famous Cookies> 역시 1924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쿠키 가게로 리버 사이드 스트리트에 위치해 있다. 다양한 맛의 쿠키가 진열되어 있는데 쿠키병을 사서 원하는 맛들을 이것저것 골라 채워 넣을 수도 있다. 나는 조지아 복숭아 맛 쿠키를 사서 우물거리며 돌아다녔다. 마이애미에서 산 키 라임 쿠키는 새콤한 맛이 강했는데, 복숭아 쿠키는 달고 향긋해서 끊임없이 손이 간다. 복숭아 향이 강해서 홍차랑 먹으면 아주 잘 어울릴 맛이다. 나처럼 작은 쿠키를 기념으로 사서 여행 도중에 간식으로 먹어도 되고, 케이스가 예뻐서 누군가에게 선물로 사다 주기에도 손색이 없다.


3. Chive

원래 가려고 했던 서배너의 유명 식당인 <Pink Olde House>와 버스 정류장을 개조해 만든 독특한 레스토랑 <The Grey>가 모두 예약이 마감되어서 차선책으로 택했지만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던 맛집. 해산물 전문 식당인데 예약은 받지 않고 무조건 선착순으로 테이블이 배정된다. 우리는 문어 구이와 랍스터 리조토를 주문했는데 문어 다리는 탱글 하니 짜지 않아 맛있었고, 랍스터 역시 크고  맛있는데 부드러운 리조토와 잘 어울려서 남김 없이 다 먹었다. 한편 여기는 무알콜 칵테일이 있어서 운전자에게 덜 미안한 마음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딸기향이 새콤달콤하게 입안에 퍼지는 칵테일 덕분에 끝까지 느끼하지 않게 식사를 마칠 수 있다. 마지막 한 방울,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맛이 있던 곳.


4. Leopold's Ice Cream

이곳 역시 100년이 넘은 아이스크림 가게로 사람이 항상 많은데 여름에는 서너 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그리스에서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온 레오폴드 형제 세 명이 함께 만든 가게라고 하는데 가게 앞에 늘어선 사람들을 보면 조국을 떠나온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우리가 갔을 때는 한 여름은 아니어서 줄을 아주 오래 서지 않고 맛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 하나만 주문해야 했기에 구글의 도움을 받아 - 유명 맛집들은 이미 잡지나 다른 매체 등에도 소개된  경우가 많아서 구글에  'Leopold's Ice Cream best flavor'처럼 가게 이름과 'best menu' 또는 'best flavor'를 넣으면 메뉴 선정에 도움이 되는 팁을 얻을 수 있다 - 신중하게 맛을 골라야 했다. 우리는 고민 끝에 <Chocolate Chewies & Cream>을 선택했는데 아이스크림 자체도 맛이 있지만 중간중간에 섞인 찐득한 초콜릿 덩이를 씹는 맛에 먹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먹은 아이스크림 중에 이곳이 단연코 최고라고 생각한다.




서배너는 관광지라 유명한 맛집에 가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이번 여행은 충동적으로 떠나온 바람에 아무데도 예약을 하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꼭 <Pink Olde House>와  <The Grey>에 가보고 싶다. 한편 역사 지구의 호텔은 대부분 자체 주차장이 없고 공공 주차장에 별도 요금을 지불하고 주차를 해야한다. 우리는 공공 주차장이 그렇게 많은 줄 모르고 주차난을 피하기 위해 역사 지구에서 떨어진 서배너 시내 쪽의 호텔에 묵었는데 괜히 오가는 수고만 커졌다. 호텔에 주차장이 딸려 있지 않아도 주차장이 없어 빙빙 도는 일은 없으니 관광객이 폭발하는 성수기만 아니면 역사 지구에 숙소를 잡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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