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국립제주박물관
세한도, 다시 만난 추사秋史와 제주
지난해에는 [만학]과 [대운] 두 문집을 보내주더니 올해에는 우경의 [문 편]을 보내왔도다. 이는 모두 세상에 흔히 있는 것도 아니고 천만리 먼 곳으로부터 사 와야 하며, 그것도 여러 해가 걸려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단번에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세상은 흐르는 물살처럼 오로지 권세와 이익에만 수없이 찾아가서 부탁하는 것이 상례인데 그대는 많은 고생을 하여 겨우 손에 넣은 그 책들을 권세가에게 기증하지 않고 바깥에 있는 초췌하고 초라한 나에게 보내주었도다. (...)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날이 차가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 하셨는데... 지금 그대와 나의 관계는 전이라도 더한 것도 아니요, 후라고 줄어든 것도 아니다. (...) 아, 쓸쓸한 이 마음이여. 완당 노인이 쓰다.
추사 김정희, 유홍준 2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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