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회로 정지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 보니, 크게 중요하지 않은 개인적인 볼일들은 뒤로 미뤄버리게 마련이지만 그러다 보니 주말의 한가로움도 기분 좋게 즐기기는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차라리 동네도서관으로 갈걸. 5분만 더 가면 되는데 그걸 참지 못하고 동네카페 중에 자주 안 가는 곳으로 피신을 갔다가 비싸고 만족스럽지 않은 디저트를 주문하고 후회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나쁜 곳은 아니고 나름 인기 있는 핫플입니다;;;)
조각 치즈케이크는 사실 맛있지만 너무 덥다 보니 입맛이 떨어져서 원래의 맛을 느끼기가 힘들었고, 음료도 단것을 마시지 않으려고 하다가 주문미스를 해버렸다. 좋아하지 않는 음료다.
밖으로 나서자마자 화가 치밀어 오르는 날씨의 연속이며, ‘찌는 듯한 무더위’라는 단어는 진부함 그 자체이다.
누군가가 인생은 기분관리라고 했다던데,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너무 많은 것들이 기분을 컨트롤하지 못해 생기는 사건사고들이라는 걸 보면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다.
난 지 두어 달쯤 되어 보이는 어린 동네 길고양이가 잡풀이 우거진 언덕배기 안쪽으로 숨어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것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쟤도 얼마나 더울 건지. 피할 곳도 마땅치 않구나.
인간도 동물인데 그 어떤 야생동물도, 식물도 인간만큼 감정적이고 이기적인 존재가 또 없다. 심지어 인간은 공장이라는 걸 만들어서 쓰레기도 생산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쓰레기 만드는 여우라던가, 닭 얘기 들어본 사람 손…?) 식물들도 하다못해 이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내놓는데, 인간들은 지구온도 높이는데만 열일하고 있다. 뭐 하는 족속들인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