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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유를 찾아보자

힘들지만, 의미를 깨우치면서 살아가보자

by 따뜻한 말 한마디 Mar 23. 2025

몇 주간의 공백을 끝내고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쓴다. 지난 몇 주간, 회사 출근 후 계속되는 예기 불안으로 약 처방도 바꿔보고 부작용도 겪으면서 조금의 부침이 있었다. 나 자신의 불안을 이렇게 글로 정리해서 여러분과 함께 해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좌절할 뻔한 적도 있었다. 계속되는 노력과 주변의 전문가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답답한 것이다. 때문에 매주 일정한 시간에 글을 올려야 하는 연재의 경우 나에게는 조금 부담이 되어 연재를 마치고 비정기적으로 글을 쓰고자 한다. 그동안 매주 일요일에 내 글을 읽고 반응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얼마나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를 끝까지 붙잡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작년의 Acting Out 이후 병원을 바꿔 정신 건강 의학과를 내원하면서 우울의 강도는 상당히 낮아졌다. 하지만 우울의 강도가 낮아졌다해서 기분이 좋아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 감정 자체가 사라졌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극도로 화가 나지도 않고 극도로 즐거운 것도 없는 잔잔한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다. 이것은 또 다른 영향이 있는데, 뭔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상실되는 부작용이 온다는 것이다. 그토록 좋아하는 드라이브나 쇼핑, 게임도 나에게 그렇게 큰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


그냥 살아간다는 표현이 맞는 것일까.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것이 지금 내가 자각하는 문제의 요점일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내 루틴이 깨졌다는 것이다. 


재작년, 처음 공황장애가 발병하고 1개월의 휴직을 하고 그 사이에 이별까지 경험했을 때는 나 자신이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었다. 내가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는 그런 의미의 강박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 감정을 하루하루 체크하고 일기를 썼고, 매일 아파트 단지 산책을 하고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했다. 심리상담사님이 들으시면 참 좋아하실 나만의 루틴 말이다. 


하지만 작년에 복직을 하고 나서 업무와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더 크게 돌아왔고 나는 그 스트레스에 굴복을 해버렸다. 그러면서 나를 그나마 지탱해 주었던 루틴은 무너졌고 더 안 좋은 상황에 놓였던 것이다. 그 무너진 루틴을 다시 원복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은 하고 있으나,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의욕이 사라지니 그 루틴을 다시 찾는 것이 참 힘들다. 


지난 몇 주간 나는 심리상담사님과 병원 교수님을 많이 걱정하게 했다. 자살 충동이 드는 것이다. 공황장애 및 우울증으로 대표되는 내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어디까지 노력해야 하는 것인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조상신도 원망한 적도 있다. 나에게 너무한 것 아닌가라며. 아무리 내가 안고 가야 한다고 하지만 너무나 버겁고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대로 지난 몇 주간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봄이 오고 있어 내 마음이 다시금 녹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면 지금의 봄기운을 만끽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이번 봄은 나에게 의미가 크다. 그리고 조만간 회사에서 부여하는 안식 휴가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데, 여행에서의 즐거움을 상상하며 살아갈 이유를 만들고 있다. 

 사실 이 글 자체는 참 우울하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칠 수도 있는 내용이 있어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이 편치는 않다. 하지만, 내가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면서 조금씩 밝은 분위기의 글을 쓰고 싶다. 이 또한 내가 살아갈 이유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의 응원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은 여러분 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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