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관계이다. 몸 없는 마음 없고, 마음 없는 몸이 없다. 유교의 가르침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에서는 몸과 마음의 관계를 '수신(修身)', 즉 '몸'으로 지칭한다. 그런가 하면, 몸과 마음을 닦는 수양을 심신수양(心身修養) 또는 심신수련(心身修練)으로 칭하기도 한다.
심신수련(心身修練)은 몸과 마음을 닦는 수련이다. '닦는다'는 말은 닦아서 무엇을 새로 만들거나 고치는 게 아니라, 본래 있었던 모습을 드러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거울을 닦고, 창문을 닦고, 마루를 쓸고 닦으면 본래의 깨끗한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몸과 마음을 닦으면 본래의 몸과 마음이 드러나게 된다. 심신수련은 근력운동과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걷기운동이나 가벼운 근력운동은 어느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심신수련은 그렇지 않는다. 심신수련은 집중을 요하며, 정신이 모아져야 한다.
우리의 몸에는 균형을 맞추어 주는 자율신경계의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작용한다. 교감 신경은 동기 부여, 집중, 추진 등의 활동을 지원하며, 부교감 신경은 휴식, 완화, 회복 등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 두 신경은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몸의 상태를 조절하여 편안하게 유지시킨다.
생활하면서 우리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고, 때때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는 맥박, 혈압, 소화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이러한 상태가 지나치거나 장기간 지속되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특히 의지와 관계없이 작동하는 부교감 신경의 이상 반응으로 인해 불안장애, 우울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명상, 타이치(Tai Chi), 요가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되고 있으며, 현대 의학에서는 MBCT(마음 챙김 기반 인지 치료)와 같은 마음 챙김 명상에서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부교감 신경의 안정을 돕는다고 확인하고 있다. 우리는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호흡의 들어옴과 나감에 의식하며 신체 각 부위의 느낌을 자각하면, 생각이 현재에 머무르게 되고 심장 박동이 느려지며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
스트레스와 근본요인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의 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특히, 가족관계나 인간관계는 사랑, 격려, 이해, 신뢰, 믿음, 공감 등 긍정적인 요소를 통해 바람직하게 유지되고 발전되지만, 충돌, 상처, 갈등, 분노, 원망, 미움,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요소는 구성원들을 스트레스와 과거 기억의 노예로 만들며, 가족 및 인간관계를 분열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갈등은 정신적, 심리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에 힘쓰기도 하지만, 강도 높은 스트레스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기에, 운동만으로는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신 수련은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며,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 데 기여한다. 이를 위해서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잠시 시간을 내어 조용한 환경에서 꾸준히 심신을 수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 해소와 스트레스 유발의 근본 요인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된 하나의 전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근본 요인을 벗어난 스트레스 해소는 현실 도피적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스트레스 해소는 근본 요인 해결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의 근본 요인에 서서히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해소 방식은 삶의 문제를 회피하려는 도피가 아닌, 지혜로운 접근이다.
주객전도
주객전도(主客顚倒)라는 말이 있다. 주인과 손님의 위치가 서로 뒤바뀐다는 뜻이다. 이는 나와 스트레스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스트레스는 분명 불청객이긴 하지만, 결국 나의 손님이다. 그런데 이 불청객이 어느 날 나의 주인이 되어, 가라고 해도 가지 않고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불청객은 초기에 잘 다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청객이 자기 친구들까지 마구 데리고 와서 주인 행세를 하게 된다. 불청객을 다루는 방법은 다양하며, 어느 한 방법이 다른 방법보다 우수한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초기에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비무환
유비무환(有備無患)은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이다. 같은 의미로 영어에는 'prevention is better than cure'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스트레스가 기승을 부린다 할지라도, 미리 적절한 준비와 대응을 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알맞은 예방책을 마련하고 이를 따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마음 다스림
현대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끊임없이 다가오는 스트레스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하고, 심지어는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그 사례는 우리의 주변에 많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걱정과 근심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겪는 걱정, 근심은 그 강도가 심하여 많은 사람들을 심적 질환으로 까지 이르게 한다.
이에 대한 해소책으로 최근에 대두되는 것이 '명상'이며, 명상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받음은 물론 삶의 본질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명상의 길이 그다지 쉬운 길은 아니다. 장소적 제한은 물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명상의 방법을 이용한 순간을 다스리는 마음의 수양은 일과 사람들과 부딪치며 생활하는 삶의 현장에서 원만한 인간 관계, 돈독한 가족관계를 유지하게 하여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데 이바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