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精神)은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 또는 그러한 작용을 의미한다. 이러한 작용은 행위나 행동으로 나타난다. 즉, 마음이 정적인 상태라면 정신은 동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정신은 마음을 움직이고, 의식을 형성하며, 생각을 일으킨다. 정신 없이는 마음도, 의식도, 생각도 존재할 수 없다. 맑은 정신 속에서 형성된 마음과 의식, 그리고 생각은 순수하고 깨끗하다.
우리말 속에는 정신을 사용하는 표현이 많이 있다. 이를테면 "정신없다", "정신 차리다", "정신 나가다", "정신이 들다" 등 다양한 표현들이 있다. 이는 우리 전통 문화에서 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신의 영어 표현으로는 spirit 또는 mind가 있다. 때로는 영혼에 해당하는 soul, 의식에 해당하는 consciousness나 awareness도 정신의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 정기신(精氣神)에 바탕을 둔 정신은 마음에 해당하는 mind보다는 spirit, 영혼에 해당하는 soul 또는 의식에 해당하는 consciousness나 awareness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명상의 시작은 정신집중(精神集中)이다.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작용하고 있는 정신집중은 우리에게 낯선 말이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 속담에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말로 아무리 위급한 상태에 몰려도 정신만 분명히 차리고 있으면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삶의 지혜는 "정신일도하사불성 (精神一到何事不成)" - "정신을 하나로 집중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라는 말 속에 잘 표현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정신과 관련된 다양한 표현들이 존재한다. 병상에 정신없이 누워있는 환자에게는 "정신이 좀 드세요?"라고 묻기도 하고, 큰 실수를 했을 때는 "정신 나갔구나" 혹은 "정신이 있냐?"라고 말한다. 정신없이 바쁘게 일할 때는 "정신없이 일했다"는 표현을 쓰고, 이른 아침 비몽사몽한 상태에서는 "정신이 들락말락"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들은 우리의 삶 속에서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정신은 호흡이나 마음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호흡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호흡하고", 마음은 우리가 "마음 먹고" 작용할 수 있는 반면, 정신은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마치 우리 몸속에 정신의 출입문(出入門)이 따로 있는 것처럼, 정신은 스스로 우리에게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한다. 정신 없이는 우리가 살아갈 수 없으며, 한 번 들어온 정신은 우리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다. 정신의 귀함을 다시금 되새기며, 이를 잘 보살피고 가꾸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이 있다. 시간의 제약, 탁한 공기, 패스트 푸드의 유혹 등 열악한 여건에서 생활하다 보면 충분한 수면이나 운동에 부족이 생기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생활 여건은 건강에 영향을 주며, 각종 스트레스는 건전한 마음과 정신을 흩트리게 된다.
꾸준히 가꾸어 나가는 건강한 정신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방향을 잃고 방황할 때, 주위의 유혹을 물리치고 바라는 길로 정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며,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힘을 우리는 "정신력"이라고 부른다. 정신력은 우리가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며, 생활에 충실하고 삶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신과 몸, 마음이 하나로 일치한다는 것은 우리가 지향할 수 있는 인간 본연의 자세라 할 수 있다. 이는 모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고 자신의 진면목을 통찰하며, 우주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는 초월적 상태, 즉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경지로 볼 수 있다.
초월 상태는 논리의 대상이 아니다. 논리는 논리의 상태에서만 그 힘을 발휘하며, 그 상태를 벗어난 초월적 상태에서는 무의미하다. 마찬가지로, 근심과 걱정도 이 초월적 상태에서는 무의미하다. 이는 마치 거세게 몰아치는 바다 표면과 고요한 바다 속 상태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초월 상태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어렵고, 걱정과 근심의 원인을 직접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근심과 걱정의 상태에서 벗어나 고요한 상태로 이동함으로써, 걱정과 근심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정신일치의 상태는 정신이 통일된 상태이다. 정신통일(精神統一)은 정신집중(精神集中)을 통해 이루어진다. 정신집중은 온 마음의 초점을 하나의 일에 몰두하는 행위이다. 정신집중이 이루어지는 상태에서는 아무 잡념도 없으며, 옆에 있는 사람이나 주위의 소음에도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 사실 정신집중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운동, 공부, 붓글씨, 바둑, 피아노 등에서는 정신을 집중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공부나 바둑의 경우에는 두뇌 개발을, 운동이나 피아노의 경우는 동작의 반복을 통해 몸 속에 잠재된 제2의 기억을 계발하며, 궁도나 사격 등의 경우에는 순간을 다루는 인지 능력을 계발하게 된다.
정신집중은 몸을 의미하는 정(精)과 마음을 의미하는 신(神)이 하나를 이루는 정신통일(精神統一)을 이루게 된다. 또한 정신통일은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의 고사성어와 통한다. 즉, 몸과 마음이 하나로 모이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러한 정신통일을 단전호흡 등의 의식적 호흡과 연결하여 마음을 닦는 수양법으로 사용하였으며, 그 효과는 오늘날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 문제를 다루는 정신의학 등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다.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모으면, 평소에 지나치던 주변의 꽃나무가 눈에 들어오고, 빗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도 들린다. 이때 우리의 시선을 몸 안으로 돌리면,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도 느낄 수 있다.
정신차림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spirit(정신, 영혼, 넋, 기분, 마음)의 흐름을 감지하고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 기쁘고 즐거운 spirit을 가진 사람과 마음을 나눌 때, 우리는 그 사람의 긍정적인 기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느끼는 이러한 즐거운 기운은 우리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져, 그들 역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우리는 자연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주변 속에서 '나'를 찾게 된다. 이는 거대한 우주 속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섭리가, 우주의 별만큼이나 많은 세포를 가진 우리의 두뇌 속에서도 일어나 '나'를 형성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현상을 직시한 우리의 선조들은 이를 "소우주"라 불렀다. 대우주의 삼라만상을 주관하는 존재를 조물주라 한다면, 소우주의 신비로운 흐름은 우리 몸의 주인인 "나"를 의식하는 정신이 주관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