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제자, 나를 빚는 시간

2화. 흙은 나의 거울이다

by 흙 위의 질문러

4년간의 무수한 작업들과 졸업작품, 그리고 도예를 전공하며 나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작품도, 상품도 어쩐지 내 길은 아닌 것 같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벽까지 작업실에 남아 작업을 이어가던 순간들은 분명 재미있었고, 가끔은 희열도 느꼈다. 하지만 묵묵히 작업을 이어가는 동기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끼는 한편, 나 자신은 어딘가 이질적이라는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

아마 그것은 내 안에 또 다른 길이 있다는 신호였는지도 모른다.


꽃을 만나기 전, 흙을 만지기 전, 나는 오랫동안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다.

그 꿈은 아주 오래, 조용히 내 안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중 도자 체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로 특수학급 아이들과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유아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특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를 믿고 도와준 선배 덕분에, 나는 ‘도예 교육’이라는 새로운 길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교육이란, 내가 느끼는 감정을 가장 진심으로,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같은 이야기를 해도, 그것을 듣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나왔다.

같은 흙, 같은 도구였지만, 사람마다 다른 마음, 손끝, 감정에 따라 흙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걸 보고 나는 놀랐다.

그리고 다시금 내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어떤 감정으로 흙을 만졌을까?’

‘내가 했던 말들은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까?’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었다.

사람과 감정을 마주하고, 그 안의 흐름을 함께 빚는 과정이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들의 흙을 다듬고, 후작업을 진행하며 더 깊이, 더 진심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아이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만든 작품을 통해 나는 그들의 언어를 읽고 있었다.

그 시간들이 쌓이며 나는 점점 매료되었다.

흙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비춰주는 거울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매번 그 거울 앞에 서서, 다시 나를 배우고 있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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