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넘기 열네 번째 주제: 달님에게 딱 한 가지 소원만 빌 수 있다면
움켜쥐었다 핀들 인생일 뿐인 일생에
다만 내 비는 말 하나를 대라뇨
그것도 달님에게
얼어붙은 채로 빛나는 당신에게
돌아간 소원은
어떤 시름과 설움과 사랑을 입었는가요
얼어붙은 채로 달궈진 소원은
방아 속에서
얼마나 부서졌나요
열심히 빻는 그 작자는 아는가요
달까지 가서 부서질 바에는 내 손으로 부수는 마음을
소원의 다발을
팽개치는 마음을
솟구치는 목울대를 겨우 삼키며
말합니다
다시는 달에 가져가지 말자
온몸으로 부둥켜서
살아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