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넘기 열다섯 번째 주제: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 것과 (...)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아주 나쁜 사람이 아닐 뿐이죠
하지만 나도 잘 모르겠네요
당신이 그렇다면 그렇겠네요
(...)
스스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덤덤하게 뱉어내는 가사를 부르고 듣는다.
‘당신이 그렇다면 그렇겠네요’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길 바라는 것도 나.
스스로가 나쁜 사람인 걸 아는 것도 나.
바라는 것과 아는 것의 간격을 좁히는 것은 삶.
아는 것과 사는 것이 일치하는 삶은 좋은 삶.
지금 이 자리에서 좋은 사람이 될 방법.
글쓰기 모임에 성실히 참여하기. 동료의 글을 꼼꼼히 읽고 합평하기.
내일 첫 출근 할 빵집의 메뉴를 외워두기.
쓰던 글을 내려두고 남편 저녁해주기.
오늘 들었던 설교를 가족들에게 나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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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치우고 나면, 좋은 사람일 수 있을까.
해내도
해내지 못해도
결국
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사람이 되고 마는 것.
아마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