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을 떠나 휴양지 달랏으로>
푸른 향기 가득한 달랏에 간다면
나는 투옌람 호숫가 근처에 숙소를 잡고
솔향 가득 깨끗하고 상쾌한 공기를 다 누릴 거야.
그리고 호숫가 따라 늘어진 소나무 숲 산책길에서
조금은 쓸쓸한 느낌으로 사색을 즐겨보려 해.
꽃향기 가득한 달랏에 간다면
한 송이가 내 얼굴보다 큰 수국이 아름 드러진 수국 밭을 보며
꽃도 함박, 내 미소도 함박 차오르겠지.
길가의 장미와 갖가지의 화려하거나 소박한 꽃들로
내 마음 또한 얼마나 화려하거나 소박해질까?
커피 향기 가득한 달랏에 간다면
일 년 내내 우리나라 늦가을 날씨라 제법 싸늘한데
난 어느 작은 커피숍 한 구석에 앉아
카디건과 스카프로 한껏 가을 기분을 내며
핀으로 내린 향기롭고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내가 마치 마거릿 미첼이라도 된 마냥
분위기 잡고 글을 쓰고 싶어.
정다운 웃음 가득한 달랏에 간다면
해 질 무렵 저녁노을을 친구 삼아 야시장에 슬슬 가 보는 거야.
기분 좋은 찬 바람에 실려오는 군옥수수 냄새와
호객하는 아주머니의 웃음이 그냥 포근해.
모든 호객 행위가 반가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오며 가며 서로 웃는 얼굴에
나도 그냥 따라 웃어볼래.
그럼 어느새 군 옥수수를 받아 든 내 손보다
내 마음이 더 따뜻해져 있어.
다딴라 폭포가 멋진 달랏에 간다면
아이들은 또 루지를 탄다고 성화겠지?
그럼 난 또 못 이기는 척 태워주고
아이들은 숲 속을 지나 폭포를 넘어 멋진 구경을 하고
나는 고요한 숲길을 걸어 내려가
곧 마주하게 되는 다딴라 폭포에 감탄하며
물이 부서지는 소리에 한참 귀 기울이며 있을 거야.
동화 속 마을 같은 달랏에 간다면
어느 동네 높은 곳에 올라가 말 그대로 예쁜 느낌 가득한
보통 사람들의 삶이 있는 달랏 그 자체를 느껴볼래.
옛날 프랑스 귀족들의 휴양지였던 만큼
그 당시 지어진 집들이 그대로 많이 있는데
가슴 아픈 역사와 달리 그게 그렇게 아기자기 예뻐.
어떤 사람들은 그러더라. 달랏이 프랑스 남부 어느 마을 같다고.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을 가진 달랏에 간다면
난 또 그곳에 마치 처음 온 듯 한참을 서서 그 예쁨에 반해버릴 거야.
샛 노란색의 옛 식민지 시절 기차역 안으로 들어가면
그 옛날 19세기에 탔을 법한 나무 기차를 타 볼 거야
겉모양도, 기차 내부도 마치 나를 19세기 달랏으로 데리고 갈 듯해.
얼마나 고풍스럽고 예쁜지 몰라.
그리고 기차역 옆 초콜릿 카페에서 아이들에게 줄 초콜릿을 사야겠지?
그럼 아이들은 또 얼마나 좋아할 꺼고.
별빛이 가득한 달랏에 간다면
나는 어디 있던 해 질 녘 오후에는 다시 투옌람 호숫가에 있는 숙소로 돌아가
드뷔시의 '달빛'을 들으면서
노을을 바라보며 저녁 산책을 할 거야.
제법 찬 바람에 옷을 따뜻이 입고, 한 손엔 따뜻한 재스민차 한 잔이면 돼.
어느덧 하늘이 깜깜해지면 하늘엔 은빛 가루들이 흩뿌려져 있어.
그 별들이 다 호수에 비쳐서 더 많아 보이는데
마치 호수로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아.
그래서...
그래서 난 또 달랏에 갈 거야.
그리고 호호 할머니가 돼서도 달랏에 갈 거야.
그땐 카디건이나 스카프가 아니라
내 살아온 시간들의 이야기와 향기를 따듯이 입고
백발 무성한 채로 글을 쓸 거야.
그때도 드뷔시를 들으며
달랏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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