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과 유망산업
요즘은 채권 관리 파트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소개했던 NPL과 대부업 관련 글도 최근의 관심사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시면 될 듯.
https://m.blog.naver.com/dulri0000/223892878421
생각해보면 채권 관리나 채권 추심이라는 말은 은행에 근무할때는 정말 진저리 칠 정도로 기피했었는데,
투자 심사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니 돈이 되는, 꽤 괜찮은 산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길게, 그리고 깊게 봐야 하나 봅니다.
오늘은 그 중 하나인 채권 추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명 '해결사 형님'들의 이미지가 그려지죠?
그런데 여기에는 꽤 많은 선입견이 숨겨져 있습니다.
하나씩 깨뜨려 보겠습니다.
먼저 첫번째로 불법추심입니다.
이제는 법으로 채무자의 지위가 많이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왔던 불법채권추심을 하다가는 업계에서 뼈도 못추린다는 겁니다.
(물론 연체한 채무자를 이리 보호해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근에는 나름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하루에 한번 이상 독촉 전화 금지, 야간에 전화하는 것 금지) 채권 추심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ㅎㅎ

두번째로는 보통 채권추심업체라고 하면 불량채권을 싸게 매입해서 일부 회수하는 걸로 오해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채권 추심과 채권 매입 업체의 구분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전자는 순수하게 추심만 하는 수수료 베이스 산업이고, 후자는 자기자본이 투여되어야 하는, 자본 이득을 추구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이게 제가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인데요.
무엇보다 채권 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고려신용정보 같은 회사들의 주 매출이 제가 좋아하는 '수수료' 베이스라는 것, 이게 눈길을 확 끌었습니다.
세번째 선입견은 이 추심업체들이 불황기에 실적이 좋고 호황기에는 실적이 안 좋아질거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입니다.
불황기에는 연체 물량이 많아져서 실적이 왠지 좋을 것 같지만,
이들의 매출 기본구조가 '연체채권 X 회수율 X 수수료율' 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됩니다.
연체채권은 불황기에 많이 나오는 건 사실.
하지만 회수율은 경기호황기, 금리 인하기에 높을 거라고 예상해 볼 수 있겠죠?
결국 회수를 잘해야 하는 것이 수수료 매출로 이어지는, 이 바닥의 선결 조건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채권 추심이라고 하면 금융채권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민/상사채권 비중도 꽤 많다고 하네요.
이들 채권의 경우에는 금융채권 대비 회수 프로세스가 정형화 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역시나 제가 좋아하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정형화 되어 있지 않다'
이 말은 늘 그렇듯 꽤나 매력적입니다.
이유는 그만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채권 추심인'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고,
다른 말로는 대기업 자본이 돈만 투입한다고,
혹은 시스템만 도입한다고 금새 따라잡을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는 말로 해석되기 때문이죠.
...
이번에도 역시나 서울대 투자 동아리 SMIC의 기업보고서에서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보고서의 마지막 매출과 수익 추정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쓴 보고서입니다.
시간이 나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P.S. 기업분석보고서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대학생분들) 주제넘게 조언을 드리자면,
이번 SMIC의 고려신용정보 같은 케이스가 제일 좋은 주제입니다.
이유는 우리 주위에 있는 기업과 산업에 대해 새로운 View를 제시해주기 때문이죠.
제가 심의위원이면 이런 보고서에 만점을 줄 것 같습니다.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