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호황과 대부업체의 사모사채
'NPL, 대부업 Equity, 사모사채'
최근 나름 깊게 알아본 주제들이자 제 의식을 지배하는 단어들이었습니다.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자면, 먼저 NPL 채권을 매입하면서 외부 차입이 필수적인 대부업체의 자금조달을 살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다음으로 과거 도입했던 정부지원의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기사를 접하며 '왜 그렇지?'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 바닥에 자산운용사들까지 진출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라고 생각했죠.
그만큼 관심이 더 커졌고 잘 모르고 일하게 되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제 성격 때문에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https://m.mk.co.kr/news/economy/11336107
https://v.daum.net/v/20250608060003630
먼저 해소하고 싶었던 궁금증 중 첫번째입니다.
외부 차입이 원활히 안되는 상황에서 대부업체들이 'Equity를 계속 투자할 여력이 되나?'라는 의구심이 들었다는 것.
제 예상보다 현금 유동성이 좋은 건지, 아니면 자본금 배경이 튼튼한건지, 아무리 경매 시장이 활황이라고 하더라도 Equity 비중이 꽤 높게 유지되더군요.
'경매시장의 상승 → NPL 시장의 활황 → 대부업체의 자산 증가 → 부채 증가 & 자본 증가'인데,
부채의 증가는 외부 차입으로 가능하다고 봐도, 자본금 증가가 이렇게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것이 의문의 시작이었어요.
이럴때는 찾아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큰 플레이어로 주목받는 대부업체들의 재무제표 주석을 가만히 살펴보니 눈에 띄는 점이 하나 발견되더군요.
그것은 바로 이들이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는 것.
공모채를 발행해도 안 살 것 같은데, '대부업체의 사채를 구입하는 곳이 어디가 있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료를 찾아보니 ('사모사채시장의 특성분석과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김필규) 22년부터 사모사채가 회사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시장의 배경이라고 볼 수 있죠.
24년 기준 약 22.4%라고 하니 적지 않은 규모.
여기에는 일부 규모가 큰 대부업체가 사모사채 발행을 조달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보고서 내용 인용)
궁금증이 더 생겼습니다.
'도대체 이 구조는 어떻게 나오는거지?'
흥미로운 것은 사모사채 발행기관에 중소형 증권회사가 끼어 있다는 것이고 이들이 중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률이 어마무시하다는 것.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4080597621
높은 수익률만을 보고 들어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한 단계 더 들어가보니 재밌습니다.
현재까지 이해한 걸 토대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보통 NPL을 대량으로 사오는 대부업체의 경우 소요자금의 70~80% 정도는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합니다.
나머지 20~30%를 자기자본으로 투여하는 구조.
이때 외부 신탁사에 금전채권신탁을 하면서 수익권 증서를 담보로 발행합니다.
외부 차입기관은 대부업체에 대해 대출을 해주지만 NPL 채권을 담보로 발행된 수익권증서를 담보로 취득합니다.
이때 외부 차입기관을 위해 발행되는 수익권 증서는 1종입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후 한번 더 구조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
바로 본인들이 납부한 Equity를 담보로 2종 수익권 증서를 발행하는 거죠.
이 2종 수익권 증서를 담보를 활용해서 사모사채를 발행하는 구조입니다.
자. 그럼 이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NPL 채권 100개를 100억에 낙찰받은 대부업체가 있습니다.
80억은 외부에서 차입으로 조달하고 자신들의 Equity 20억을 투입합니다.
이때 LTV는 80%, 자기자본비율은 20%입니다.
그런데 Equity 20억을 사모사채 발행을 통해 다시 유동화 합니다.
비율은 건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본인들 자기자본 20억을 통해 외부에서 사모사채로 15억을 조달한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렇다면 100억의 NPL 채권을 사올 때 자본구조는 아래와 같이 재편됩니다.
80억 (외부차입, 대출), 15억 (외부차입, 사모사채), 5억 (자기자본)
흠...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엄청난 '레버리지인데?'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판단이 조금 어려워집니다.
경기는 안좋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개인회생신청자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4/04/05/AOLDDGEZNFCN5JCOVNWLMJ2XZU/
부동산 경매신청건들은 또 어떤가요?
역대 최고가 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https://www.chosun.com/economy/real_estate/2025/02/05/GSRFBEWOR5BURBPITHUUL3FAHI/
이 상황에서 NPL 채권의 공급물량이 증가합니다.
늘 그렇듯이 공급물량의 증가는 판매단가 (ASP) 하락을 불러올겁니다.
낮은 가격으로 양질의 물건을 사는데 내 돈을 적게 투입한다?
그럴수록 대부업체 NPL 사업의 수익은 엄청나게 커질거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니 말이죠.
여기까지만 보면 좋은 사업구조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도한 레버리지는 '한방'에 회사를 망하게도 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것.
마치 여러 사업장과 도급공사를 체결했는데 한 사업장의 대금지급 지연으로 흑자도산에 빠지는 건설사처럼 말이죠.
https://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25864
정리하겠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져도 웃음짓는 거의 유일한 산업군이 하나 있죠.
바로 NPL 시장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시장의 메인 플레이어인 대부업체의 실적은 한동안 좋을 거라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레버리지는 늘 그렇지만 위험하다는 것.
전체 차입금과 비교를 하든지,
자본금 대비 사모사채 발행 규모를 규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부업체에 대한 차입 및 익스포져 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하루입니다.
더불어 자산운용사들까지 이 시장에 진출한다면 앞으로 경쟁력을 갖게 되는 곳은 탄탄한 자본력이 뒷받침 되는 곳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듯 합니다.
관련 투자 건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
P.S. 증권회사의 경우에는 사모사채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3년말 전체 증권사의 사모사채 잔액은 6조원을 기록하였다.
2023년말 기준 국내 증권회사가 보유한 사모사채 중에 고정 이하의 비중은 18.9%를 기록하였다.
과거 5% 미만이던 연체비율이 2023년 들어 크게 증가한 것은 증권회사가 인수한 PF 관련 유동화 사모사채가 대거 부실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출처. 사모사채시장의 특성분석과 시사점,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