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매력이 있길래 8,000억에 팔렸나?
이제는 국내에서도 인수합병이 정말 활발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한 때 저의 단골 미용실이었던 준오헤어의 매각 관련 이야기입니다.
https://m.mk.co.kr/news/stock/11356980
헤어샵도 인수합병 시장에 나오다니...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서장훈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이웃집 백만장자'에도 대표님이 출연했었네요.
사모펀드 매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고도의 전략이었나?' 라는 저만의 음모론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ㅎㅎ
https://m.news.nate.com/view/20250529n08405
처음 기사에 나온 매각가를 보고 '이건 좀 심한데?'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EBITDA 300억 짜리를 8,000억에 판다라...
그러다가 눈에 띄는 이름인 블랙스톤을 발견하곤 '내가 모르는 무엇이 있는건가?'라고 방향을 틀었습니다.
글로벌 블랙스톤에 대해서는 다들 아실테니 저는 국내에만 집중해서 설명하겠습니다.
2010년대 초반 아이마켓코리아, NS홈쇼핑 등의 굵직굵직한 딜에 나타났던 선수들이죠.
한참동안 잠수를 타다가 2019년 지오영 인수와 매각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합니다.
인수금융 외에도 부동산 투자건에도 이름을 내비치고 있는 걸로 봐서는 (아크플레이스, SM강남타워)
국내에서 앞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려는 듯 보입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D6PJOKI4R
암튼 제 기준 '투자 잘하는 맛집'인 블랙스톤이 선택한 '준오헤어'라서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강점 때문에' 이들이 투자를 결정했는지 말이죠.
그래서 직접 파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상장업체가 아니라 애를 먹긴 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자료를 찾았네요.
한정된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으니 이 점 감안해주시길.
그럼 시작해보죠.
먼저 준오헤어는 크게 네 개의 관계회사로 구분됩니다.
메인인 미용업 '준오뷰티',
화장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준오디포', (아마 헤어제품 끼어 팔기 용도인 듯)
임대업을 영위하는 '준오',
마지막으로 개발업을 하는 '준오센트로드'입니다.
24년 기준 네 회사 단순 합산 매출액은 647억, 영업이익은 269억, EBITDA 합계액은 338억입니다.
실제로는 내부자 매출이 있어서 더 줄어들 수도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포인트를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EBITDA 마진율이 무려 52%라는 것.

어마무시하게 높은 수익성은 매출의 대부분이 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니 준오뷰티는 전체 매출액의 97%, 준오는 매출액의 86%가 수수료네요.
그야말로 엄청납니다.
두번째로 재무 안정성.
도매업을 하는 준오디포의 부채비율이 177%, 차입금의존도가 60%로 높은데, 이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31%, 차입금의존도는 2% 수준입니다.
이것도 그냥 단순 평균한거라 가중 평균하면 더 낮아질 듯 하네요.
세번째로는 높은 자본 퀄리티.
24년 기준 4개 회사 잉여금 누적액만 1,400억입니다.
블랙스톤이 인수금융을 얼마나 일으킬지 현재는 모르겠으나, 50% 정도를 Loan으로, 나머지 50%를 지분으로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죠.
약 4,000억 X 5% = 200억의 연간 이자비용이 나옵니다.
잉여금 누적액으로만 7년 동안 금융비용 커버가 되는 계산이네요.
과거에는 배당도 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없는걸로 봐서는 그동안 자본이 보충되었을 것이고 이 점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네번째로는 역시나 업력.
회사 설립일은 2003년이지만, 창업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982년) 43년입니다.
늘 강조했던 것처럼 '잘해야 오래하고, 오래해야 잘하는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업사이드.
사실 이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인데, 2023년부터 미국과 싱가포르에 진출하고 있더군요.
관련된 미용 교육도 하고 있고.
케이팝과 케이컬처와 연계된 성장을 생각하는 장기 프로젝트인데 만약 계획대로 실행이 된다면? 이라는 가정을 하자, 업사이드가 눈에 보이더군요.
https://marketin.edaily.co.kr/News/ReadE?newsId=03657206635580056
생각해보니 영국에서 공부할 때도 머리 자르는 게 항상 문제였습니다.
비록 제가 시골에서 살긴 했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프랜차이즈 미용실이 잘 없다보니 항상 리스크를 안고 머리를 자르러 갔던 듯.
물론 바버샵 몇 개 보긴 했지만 너무~~~~비싸고 잘못 갔다가는 헤리 케인 스타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음. ㅋ
그 틈새를 채워보겠다는 건데, '이게 업사이드가 될지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
외부 환경으로는 국내 시장의 포화, 그리고 경기에 민감하다는 것이 걸립니다.
또 재무적으로는 준오디포의 대여금 90억 전액 대손처리, 이외에도 대여금 계정이 꽤 많이 보이던데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자료가 없어서 판단하기 쉽지 않아 보여요.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타일난다, 배달의 민족 이후 국내에서 외국으로 성공적으로 경영권 매각을 한 사례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8,000억이라...
돈 벌려면 사업을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