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넌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거야?"
24살 여느날과 같이 퇴근하고 집에 가던 지하철 안에서, SNS 광고로 뜨던 긴글쓰기라는 소모임을 발견하고, 처음 사람들에게 일기처럼 쓴 글을 보여주게 되었다.
처음 주제를 던져주었을 때, 있어 보이는 아무 말이나 글에 가져다 붙히며 문장을 만들자 사람들이 감정 없는 그냥 글 같다며 문맥을 고쳐주었다. 그러다 마지막 주제가 자유주제로 떨어졌을 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썼다.
그러자 사람들이 처음으로 내 글이 재밌다며, 스스로의 이야기 하는글이어서 그런지 마음에 닿는 것 같다고 말을 해주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의 글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얻고 싶어서 글을 쓰는 것이라고.
그 후로 퇴사를 하며, 방황하는 나의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갔다. 책을 쓰면서 오롯히 내 감정을 글에 쏟아부어 많이도 울며 글을 썼다. 그렇게 내 첫 책이 세상 앞에 내보여졌다.
내 감정을 글에 쏟아부었다는 건 내 일기장을 공개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 글을 아쉽게도 대중은 알아주지 못했고 내 책은 12명의 독자에게 팔렸다. 그 12명도 내 친구, 가족이 11명 이름모를 귀한 독자분 1명이라는 사실이었지만 말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기 위해서였는데, 공감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글 쓰기가 갑자기 무서워졌다. 책을 출간한 뒤로 몇번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내 멈추었다.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내 글은 아무에게도 공감받지 못하는 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남들에게 부끄러워 보여주지 못한 글. 그후로 글을 쓰지 못했다. 작가라는 꿈은 버킷리스트에서 한번 실현한걸로 만족하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렇게 다시 현실을 살기 위해 취업을 했고,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은 채 열심히 흘러갔다.
마지막으로 글을 쓴지 1년하고도 반개월이 지났다. 그렇게 그저 주어진 일만 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홀로 외출을 했다.
거기서 머리를 맞는 문장을 발견했다.
임홍택 작가님의 "작가가 된다는 것은 '실패를 직업으로 삼게 되는 일' 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장을 보고 전시 공간에서 눈물을 쏟을 뻔 했다. 하신 말과 다르게 이해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그 문장을 읽고 실패가 당연한 거니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상한 용기와 함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느껴졌다. 오랜만에 심장이 뛰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언젠가 다시 보았을 때 스스로 덮고 싶을지도 모른는 글을 쓴다.
그냥 누군가 내 글을 읽으며, 공감을 하고 나처럼 책을 읽으며 눈물 지으며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