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의 엽서 V.2 postcard032
새로운 것들이
짧은 환호 뒤로
사라지는 세월동안
진부하고 흔해 빠지고
발길에 채이고
뻔하기 짝이 없는
구태의연한 것들이
여전히 살아남는 건
인생이 그렇기 때문이다.
담원 글 글씨
때때로 지겹다.
그놈의 사랑 얘기,
식상한 브로맨스 우정 드립,
성공에 인성 팔아먹은 악역,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는 영웅,
가난하지만 씩씩하고 건강한 여자는
늘 재벌남자를 막 대하고 다 가진 여자가 된단다.
아주 지긋지긋하다.
가끔은 이어질 대사를 미리 맞추고
내가 작가다를 외치기도 한다.
그런데 말이다.
딱 봐도 결말이 훤히 보이는네
슬픈 장면, 감동적인 장면, 열받는 장면에서
각각 다른 느낌으로 울컥하고 만다.
왠지 지는 기분이지만....반응을 하고 만다.
알면서 휘둘리는 이유는 하나다.
세월이 그렇게 흘러도
사람들이 원하는 건 변하지 않으니까.
부모, 형제, 연인 친구와 사랑하며 살고 싶고
어려울 땐 누군가 도와줬음 싶고
나쁜 놈은 벌을 받았으면 싶고
난 보잘것 없지만 나도 모르는 매력을 재벌이 알아채고 빠져들어주면 좋겠는 그런 마음들이
안 변하기 때문이다.
내 인생도 그렇고 그렇다.
원하는 게 뻔하고 거기서 거기다.
그래서 식상해하면서도
이 지겨운 드라마를 끊을 수가 없는 거다.
이 뻔한 감정유도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
#오늘은넷플리스 #어제는웨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