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와 그림으로 띄우는 100일간의 엽서 - 예순한번째 엽서
영리하게 패배하십시오.
미련하게 승리하지 마시고.
-<1박2일>의 옛 방송을 보다가 강호동님의 말 중에서
무심히 틀어둔 TV에서
오래 전의 1박2일을 다시 틀어주는데
당시에 즐겨보았던 예능프로이기도 해서 추억 돋기도 했고
지금보다 젊거나 앳된 출연자들의 모습이 아련하기도 해서
한동안 일을 멈추고 시선을 빼앗겼다.
추운 겨울, 두 팀으로 나눠서
각각의 텐트에서 야외취침을 하고
이른 아침 아침식사를 건 대결이 있었다.
텐트에서 더 오래 버티는 팀이 이기는 룰이었는데
강호동과 이수근이 버티다 그만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상대팀은 패배를 시인하는 편지를,
스태프들은 텐트앞에 승리자를 위한 밥상을 남겨두고
모두 다 철수해 버린 상황의 장면이었다.
이겼으나 남은 건 차게 식은 밥상 뿐인 허탈해진 강호동의 말,
그것이 오늘의 문구다.
매사에 최선을 다 해야한다는 우리가 아는 정석은 기본 매뉴얼로 두고
너무 힘들거나 혹은 준비가 안된 어떤 상황이라면
물러서는 것도 지혜일 수 있다.
살아간다는 건 단판이나 3판2승으로 결정지어지는 짧은 승부가 아니다.
하나의 상황이 가고 나면 다음 상황이,
또 다음, 다음, 그 다음이 있다.
대체적으로 이기는 맛이 좋다지만
패배해서 더 맛난 승부도 있고…..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살아가는 맛 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