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와 그림으로 띄우는 100일간의 엽서 - 아흔네번째 엽서
인생, 만세
Viva la Vida
“내가 되고 싶은 여자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리다 칼로의 소망을 담원 글씨로 적다.
프리다 칼로는 죽기 전 병상에서
여러개의 수박을 그린 작품을 남겼는데
하단 중앙의 수박 조각에 인상만세, viva la vida 라는 글귀와 자신의 이름을 적어넣었다.
나는 이 그림을 매우 좋아한다.
재앙같은 사건들로 점철된 그녀의 일생을 떠올려보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긋지긋한 인생이라고 진저리를 쳐도 모자랄 판에 만세라니.
소아마비, 교통사고, 불행한 결혼과 이혼, 유산, 다리절단 끊임없는 대수술…
대충 늘어놓아도 기함할 일들로 가득한 인생이었는데.
자신의 현실을 화폭에 그려넣던 그녀는
그 처절한 현실 속에서 늘 소망했다.
자신이 되고 싶은 여자가 되고 싶다고.
그리고 그녀는 끊임없이 배우고 실행하고 만나고 성장했다.
일생의 마지막까지 그녀를 괴롭힌 고통속에서도
인생 만세라고 말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되고 싶었던 여자가 되려고 늘 노력했고
되고 싶은 대로 되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밤은 프리다 칼로를 생각하며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여자가 되고 싶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