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객의 경험을 관리하라

잊지 못할 경험을 위해 지갑을 연다.

by 닥터 세일즈

은행의 PB로 근무할 때에 가끔씩 부자 고객을 상담하게 된다. 예전에 어느 한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기 전에 Ice Breaking 대화를 통해 그 고객의 재산과 소득이 큰 것을 알게 되었고 상담 중에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고객은 돈 걱정 없이 사시겠구나…’


이어 고객과 친숙해지기 위해 던진 "두 자녀분들과 즐거운 시간 많이 가지시겠어요~”란 나의 질문에 예상치 못했던 고객의 답변은…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돈이 부족해 힘듭니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다양한 가격대를 가지고 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어서 영어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수준과 비용의 학원들이 층층으로 즐비하다. 이 고객은 고비용의 교육 서비스를 선택하였고 이로 인해 돈은 많이 벌지만 자녀교육에 대해 지출이 커서 아이들 교육비로 생활이 힘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사람들은 왜 비싼 상품과 서비스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일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도 상품과 서비스의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답변은 그 상품과 서비스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세일즈에 있어서 고객에게 보통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왜 큰 효과가 있을까?


먼저 미국의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가 말하는 고객 경험의 중요성을 들어보자.


“어떤 상품을 새로 샀을 때 느꼈던 흥분을 기억해 보라. 그리고 그 경험을 이용해 당신의 상품을 소유했을 때 느낄 수 있는 흥분과 스릴에 고객이 끌리도록 유도해라. 그러므로 고객을 우선 차에 앉아보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항상 그렇게 한다. 이는 차를 사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만약 이들의 감각에 어필할 수 있다면 이들의 감정에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보다는 감성을 통해 더 많은 상품들이 팔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1)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는 고객 경험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 고객 경험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왜 그럴까? 디지털 세계 소비자들은 일상의 경험을 온라인에 남기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다. 좋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쁜 경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알려 잘못을 바로 잡고자 하는 사명감까지 가지고 있다.” 2)


“스타벅스가 성공한 것은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여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 갔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직원들(스타벅스에서는 직원들을 파트너라고 부른다)은 매일 고객을 직접 만나는 순간 기존의 브랜드가 만들어 내지 못한 따뜻한 환대를 전한다.” 3)


그러면 고객이 자신의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우선, 인정받고 존중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 때문이다.


고객은 어느 누구나 존중을 받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바쁘고 힘들게 지내야 하는 현실에서는 타인에게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시간과 계기가 많지 않다. 또한 고객의 직업이 사회적으로 존중을 받을 기회가 적은 분야일 경우도 있다. 이러한 고객들은 멋진 경험의 제공을 통해 나와 내 가족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서비스 앞에서 소비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둘째, 좀 더 나은 자신으로 타인에게 평가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그가 ‘가진 것’을 통해 다른 사람과 자신을 평가하려는 습관이 있다. 물론 인간적인 교제를 통해서 자신을 알릴 수도 있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사회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나 자신의 능력과 부 그리고 정체성을 짧은 순간에 알리는 방법은 구매를 통해 남들과 차별화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보유하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셋째, 나보다 더 높게 평가되는 사람들과 같은 그룹의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어떤 경험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이 동경하는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따라 할 수 있다면 고객은 그 경험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지출한다. 여기서 고객의 판단의 기준은 ‘경제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지만 이와는 다른 ‘정신적 가치’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차별화된 경험 제공을 통해 세일즈를 향상하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첫째, 차별화된 경험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비싼 고가의 상품과 서비스지만, 상품과 서비스에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트렌드와 철학’을 담아 차별화를 꾀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환경 보호’, ‘사회 기부’, ‘공정 무역’, ‘힐링’ 등의 ‘정신적 가치’를 지향하는 상품과 서비스들이다. 다양한 ‘고객 경험’을 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했다면 이를 중요시 여기는 각각의 타깃 고객 층을 찾아 어필해야 할 것이다. 고객 경험의 개인화(Personalization)를 통해 고객 개인의 니즈와 요구사항에 맞추어 제품,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등을 다르게 디자인하여 제공해야 한다.


둘째,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상품과 서비스뿐 만이 아니라 ‘고객이 세일즈를 위해 거치는 모든 프로세스’에 녹아들어 가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타깃 고객을 세일즈 이벤트에 초대하는 것에 있어서, 판매할 상품과 서비스 외에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좋은 경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고객이 전달받는 세련된 초대장에서 시작하여, 럭셔리한 매장에서의 깔끔하고 예의 바른 직원들의 환대,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인상적인 PT시간과 자유로운 Q&A 시간, 고급스러운 다과와 고객 기념품 등이 하나로 이루어져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 이러한 세일즈 프로세스에 있어서 ‘신속함’과 ‘편리함’도 차별화된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현대사회를 바쁘게 살아가는 고객들에게 있어 점점 ‘시간=돈’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성공한 고객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조금이라도 그들의 낭비되는 시간을 줄여주는 경험을 줄 수 있다면 고객은 이에 대해 큰 가치를 느끼게 된다. ‘편리함’ 또한 고객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경험이다.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고 사용하는 데 있어서 복잡하고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고객은 그 경험을 다시 반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것이라면 굳이 불편한 판매자를 선택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 리테일링의 디지털 IT 기술이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 매장의 세일즈 활동에 적용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CEO 익스체인지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든다’란 책의 저자는 스타벅스의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요인을 스타벅스의 '고객 경험 창출'의 능력에서 찾고 있다.


“사람들은 본인의 가치를 높이고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편안한 자리를 찾기 마련이다. 스타벅스가 하는 모든 일은 고객이 품질 좋은 음료나 식품을 살 때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경험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장의 분위기가 좋아야 한다. 스타벅스에서 고객은 자기 입맛에 꼭 맞는 음료를 주문할 수 있고 그 음료를 바리스타(스타벅스는 이들을 파트너라 부른다)가 직접 제조해 준다. 고객의 개인적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타벅스의 파트너와 고객들 사이에는 인간적인 신뢰가 쌓여있다. 회사가 인간적 유대에 우선순위를 두는 만큼 제품과 서비스 품질도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4)



1) 누구에게나 최고의 하루가 있다 (조 지라드, 다산북스)

2)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 (윤미정, 클라우드나인)

3)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 (윤미정, 클라우드나인)

4) CEO 익스체인지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든다 (케니앤코, 김&정)

keyword
이전 04화먼저 고객의 집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