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유가 있는 아우성, 다 이유가 있는 몸부림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을 보고..

by 심슨

1968년은 미국에게는 혼돈의 시간이었다. 명분 없는 베트남전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었고 마틴 루터 킹과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암살되는 사건으로 인해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카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듬해 새로 들어선 닉슨 정부는 시카고에서 반전시위를 주도한 주요 인물 7명을 결론이 정해져 있는 악명 높은 재판에 세운다. 공권력에 맞서 싸우는 7명의 인물에 관한 이야기


오늘의 영화-‘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입니다.

1) 영화의 제목을 직역하면 ‘시카고 7의 재판‘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시카고 7’이란 1968년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있었던 반전 시위를 주도한 7명의 주동자를 말한다.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였지만 폭력시위로 변하면서 이들 7명은 기소되고 재판을 받는데 바로 이 재판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2)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영화 중간중간에 실제 시위 장면과 같은 영화에 배경이 된 여러 실제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다.


3) 영화는 시작부터 거세게 몰아친다. 관객이 영화에 대해 파악하기 매우 어렵게 만든다. 이런 연출이 혼란스럽고 다소 정신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런 연출이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관객을 작품에 빠르게 몰입시키고 작품을 더 보고 싶게 만드는 내가 대단히 좋아하는 방식의 도입부였다.


4) 도입부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대체적으로 연출이 상당히 돋보이는 영화이다. 그중에서도 영화 중반에 재판에 여러 증인들이 나오며 진술을 하는 장면은 칭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법정에서 진술하는 현재와 시위 당시의 과거가 매우 빠르게 교차되어 나오는데 이때 산만함, 이질감보다는 자연스러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연출 덕분에 영화가 아주 짧게 느껴졌다.


5) 이 영화에 대해 칭찬하고 싶은 또 다른 점은 바로 ‘영화의 친절함‘이다. 이 영화는 매우 친절하다. 많은 관객들이 1968년 미국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할 확률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영화 제작진들이 잘 인지하고 작품을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 초반의 혼란스러운 연출과 탄압 가득한 정치적 재판을 통해 1968년 당시 혼란스러움, 탄압, 억압, 폭력이 가득했던 미국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6) 이 영화는 대표적인 법정물이다. 대부분의 법정물들은 인물들의 대사의 양이 매우 많다. 이 영화의 경우에는 특히 다른 법정물 영화보다도 법정 장면이 많고 대사의 양도 배로 많다. 관객이 이 영화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데 배우들 특히 ‘슐츠‘ 검사와 ‘킨슬러’ 변호사의 흔들리지 않는 연기력 덕분에 영화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7) 이 영화에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개성이 매우 뚜렷하고 인상적이다. ‘시카고 7’의 개성도 물론 인상적이고 매력적이었지만 나는 ‘슐츠‘ 검사가 영화에 등장한 여러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다. 정부로부터 부름을 받고 이 사건을 맡았지만 소신을 잃지 않는 모습, 아닌 거는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모습, 정권과 권력의 개가 되지 않는 믿음직한 모습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진정한 프로답게 보였다.


가만 보면 미국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가 많이 닮아있다.

그리고 또 가만히 생각해 보면 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렇고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는 건 다수의 민중 때문이 아니라 소수의 부패한 권력층 때문이라는 사실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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