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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언니 Feb 29. 2024

한겨울에 떠나는 스페인, 포르투갈 한 달 여행(1)

이왕이면 경유지인 이스탄불 먼저 둘러보자.

1년 전 뉴질랜드 한 달 여행  이후 또다시 한 달 여행길을 나섰다.  이번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다. 지난 2023년 TV에서 가장 많이 소개된 여행지다. 과히 광풍 수준이었다. 4,5월부터 벌써 덥고 또 비싸다. 좀 쌀쌀할 것을 각오하고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게 35일 여정을 떠났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을 위해 이스탄불을 경유한 아시아나 비행기를 탔다. 이왕 경유하는데 처음 방문하는 이스탄불에서 4박을 묶으며 둘러보기로 했다.


오랜동안 서양과 동양의 접점이 된 나라이니만큼 고대로마와 기독교, 이슬람의 문화와 건축이 충돌하면서도 타협하기도 하며 절묘하게 어우러진 나라다.


유럽지구 구시가지에 머물며 걸어서 명소를 돌아보았다. 블루 모스크, 아야 소피아, 지하 물저장고인 바실리카 씨스턴(예레바탄 사라이) 등등.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 시기의 고대로마 유적 위에 기독교문화, 그리고 다시 술탄의 이슬람문화가 3층으로 켜켜이 쌓여있다.  


그런데 입장료가 어리둥절할 정도로 비싸다.

이스탄불 여행담을 찾아보고 정리해 보니 이곳 유적지의 입장료는 몇 달 간격으로 수직상승 중일세!  


술탄광장에 있는 톱카피 궁전은 1,500 리라다 작년 8월에는 900리라였단다. 아야 소피아는 작년여름 무료입장이었는데 지금은 25유로다. 나는 입장료와 역사박물관을 묶은 패키지로 47유로를 지불했다.


너무 비싼 톱카피궁전 관람을 포기하고 돌마바체 궁전을 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600리라에서 1,050리라도 올랐다. 우리의 경복궁 입장료는 3천 원인데 이곳 궁전은 무려 10배, 20배이다.


뮤지엄패스라고 웬만한 유적지의 입장료를 묶어 파는 5일 패스권도 2,500리라란다. 3년 전에는 600리라였단다.


길거리 대표적 음식인 깨빵은 3년 전 1리라에서 지금은 10리라다. 무려 10배 상승이다


물론 3년 전 환율이 1리라당 200원 수준에서 현재 44원 수준으로 폭락한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여행비가 저렴해진 것은 절대 아니다. 입장료 오른 비율이 더 크니까 말이다.  엔화약세로 일본여행 저렴하게 가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지 마시라.


유럽 구시가지의 음식값도 둘이 4,5만 원 수준이니 한국과 다를 바 없다. 이것도 작년대비 크게 오른 듯! 단 아시아 지역을 갔더니 거의 반값이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모여있는 유럽지구에서 매 끼니 배 타고 왕복 2시간을 왔다 갔다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외국인이 돈 쓰는 유럽지구와 자국민이 돈 쓰는 아시아지구의 밥상물가도 따불이 차이 나니!


자고 나면 물가가 뛰는 이 나라의 사정도 딱하지만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주머니를 털어 메꾸려는 것 같아 심히 불쾌했다. 


돌궐이 뿌리인 오스만제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나라이름까지 바꾸고 오스만의 재건과 현대판 술탄을 꿈꾼다는  에르도안 대통령님!  큰 나라 이끄느라 바쁘시겠지만 전 세계인이 몰려오는 관광대국으로서 소탐대식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1순위가 이곳이니 배짱을 부려도 먹힌다.


하여튼 이스탄불 첫날  우리 부부는 입장료만 32만 원 쓰려다 톱카피 궁전은 포기하고 20만 원으로 막었다.


그래도 오늘 아시아지구로 가는 페리 선착장에서 만난 현지인을 생각하며 마음  좀 풀고 간다. 한국 드라마를 섭렵했고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라며 드라마로 독학한 한국말로 "정말 가고 싶어요"라는 NGO에 근무한다는 젊은 여성. 당신 덕에 기분 좀 풀고 가네요.


후에 생각하니 튀르키에와 스페인여행을 같이 한 것은 참 잘한 것이었다

비록 이스탄불이 튀르키에 역사의 모든 것은 아니나 두나라의 역사는 교묘하게 교차한다


이스탄불에서 모스크의 벽을 뜯어 내면 기독교 이콘과 기둥이 보이고 그걸 더 뜯어 내면 동로마 시대 콘스탄티노플 때의 로마 유적이 나온다

(하나의 돔 아래에 세 개의 종교가 있었던 아야소피아) 


시대별로는

원주민 왕국--> 동로마제국--> 십자군 때의 기독교 문화--> 술탄 왕조이슬람 건축


스페인의 성당벽을 한 꺼풀 뜯어 내면 이스탄불과 완전 반대의 순서이다. 이슬람 모스크신전이 나오고 두 꺼풀 뜯어내면 고대로마 주춧돌이 나온다.


시기별로는

원주민 왕국--> 고대로마 - ->서고트왕족--> 이슬람 모스크- ->가톨릭왕조


한마디로 화살표가 정반대이다.

공통점은 모두 로마제국의 주춧돌 위에 이방인이 점령하여 새문화를 건설하고 이후 다시 되찾으며 지금의 문화로 덮은 것이다.

타 종교와 인종을 가리려 많은 부분 파괴되었고 특히 스페인은 나폴레옹 침략당시 의도적인 파괴가 심했지만 그나마 남아있는 이방인의 문화유산이 자국의 것과 어우러져 지금의 관광수입의  원천이 된 거다. 이처럼 짬뽕된 건축양식을 무데하르 양식이라 부른다.  


이렇게 인종과 문화가 섞이니 얼굴과 체격도 참 다양하다. 동서양이 섞여 있어 뿌리를 가늠하기 어렵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이스탄불을 훑고 간다. 살인물가에 힘들었지만 볼거리는 많았다.


여행동선

1일차 ㅡ 블루 모스크, 아야 소피아와 역사관, 바실리카 시스턴, 술탄광장과 오벨리스크술탄마흐메트무덤, 톱카피궁전 외부 (모두 모여있다)

2일차 ㅡ 그랜드 바자르(시장). 누루 오스마니에 모스크(작지만 멋진 바로크양식의 모스크), 발랏지구 (유대인 빈민지역의 빈곤한 집들을  알록달록하게 칠하며 관광지가 된 곳), 카라쿄이 선착장과 어시장, 아시아지구 카디쿄이 골목시장 구경과 맛집ㅡ고등어 케밥

뉴 모스크ㅡ에미노뉴 광장에 있는 야경이 멋진 모스크

3일차 ㅡ 갈라타 타워, 탁심광장,  고고학박물관


못가서/못해서  조금 아쉬운곳

돌마바체궁전과 톱카피 궁전 내부 입장 (살인적인 입장료땜에 포기!)

전통 춤공연 ㅡ전용극장에서 50분공연 37달러 (호자파샤 문화센터에서 8시 공연함- 공연명: 리듬 어브 댄스)

하맘 스파ㅡ 터키 전통 목욕탕  (우리돈 7만원부터)

배타고 보스포러스 해협 야경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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