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배언니 Mar 01. 2024

한겨울의 스페인 여행- 코르도바(4)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성당은 모든 문화의 짬뽕

스페인 천년수도였던 톨레도를 출발하여 코르도바로 향한다. 차로 3시간 30분. 꽤 긴 거리다.


이미 다녀온 친구의 강력한 권고로 그라나다 가는 길에 코르도바로 빠지기로 했다. 


가는 길에는 평지와 언덕에 한없이 펼쳐진 올리브나무가 장관이다.  다른 경작물 없이 거의 모든 토지에 올리브 나무다. 세계 최대 생산지답다.


3,4백 미터가 넘어 보이는 산 꼭대기까지 올리브농장이 조성되어 있다. 제초제로 말끔히 잡초를 제거하고 일렬종대로 심어진 올리브 나무는 멀리서 보면 모래사장에 나무를 줄 맞추어 꽂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래도 되나 싶다. 다른 수종들이 어우러져 자랄 틈 없이 한 가지 수종만으로 산과 들판을 채우는 것이 생태계에 괜찮을까 쓸데없이 걱정된다 스페인 당국이 알아서 하겠지.


그러고 보니 뉴질랜드에서 많이 보았던 로드킬 된 동물시신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말이다. 하긴 잡초도 없이 키 작게 전지한 올리브나무에 그늘도 없고, 다양한 식물이 없기에 야생동물들이 생존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어쨌든 싹쓸이 올리브 농사를 보니 감탄과 우려가 동시에 올라온다. 


긴 운전 끝에 도착한 코르도바는 정갈하고 고풍스러웠다. 오길 잘했다!  짐을 풀기도 전에  유명한 메스키타성당으로 달려갔다. 와! 이런 이런. 어디에도 이런 성당은 없을 거다.


로마시대의 건축뼈대에  서고트시대의 교회가 지어졌다가 8세기경 무어인이 들어와 교회의 뼈대에 모스크를 덮고 확장에 확장을 했다. 이곳을 국토회복운동(레콩키스타)으로 무어인을 몰아내고  다시 세를 잡은 가톨릭이 13세기에 가톨릭성당으로 덮어 씌웠다.


그리하여 겹겹이 3가지 종교건축 양식이 덧붙여지고 공존하게 된 스페인만의 독특한 무데하르 양식의 대표적 종교 건물이다.


성당 안에는 독특한 아치형의 850여 개의 기둥(이슬람 아치)이 장관을 이루었고 정중앙은 13세기 가톨릭 지배 후 구멍을 뻥 뚫어 가톨릭식의 화려 찬란한 성당을 생뚱맞게 올렸다. 이걸 조화롭다고 해야 할지 기이하다고 해야 할지!


어이없을 정도로 뒤섞인 짬뽕건물이다.

한편으로 차마 과거유물을 부수지 못하고 그 위에 덧대고 변형시킨 것이 차라리 현명했다고나 할까? 아님 자금의 문제였을까?


자금의 문제가 있다 해도 요즘 같으면 극단적인 배타성과 증오로 타 종교의 흔적을 무리해서라도 전멸시켰을 터인데  당시의 사람들이 훨씬 유연한 사고를 지녔던 것일까? 현재 지구 곳곳에 종교와 민족의 차이로 인해 증오와 화염이 가득한 현실과 대비된다. 그때가 그나마 포용적이고 사고의 폭이 넓었을까?


메스키타  바로 앞에는 1세기  로마에 의해 지어진 로마교가 있고 다리 끝에는 이슬람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박물관이 있다. 이방의 이슬람을 추방하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6,7백 년을 점령했던 이방문화를 부정하지 않고 소개하는 것도 한때 대국이었던 스페인의 포용능력일까?


지금의 이슬람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설명들이었다.  건축과 수로건설과 금수공과 가죽공예에 뛰어난 그리고 교육에도 뛰어난 문화를 가진 민족이었다. 


당시 50만 인구로 코르도바를 유럽최대의 도시로 발전시킨 이슬람왕국. 이슬람종교와 기독교와 유대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며 세 종교의 하나의 뿌리인 아브라함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교류했다는 그 시대.

내가 알고 있었던 배타적인 이슬람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지금의 이슬람과 유대교, 기독교의 극한 대치를 생각하면 놀랄만한 사실이다. 인식과 역사의 퇴행인가?


코르도바에서 한 것

메스기타 성당 3시간 관람.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는 없고 한국인 단체관람에서 귀동냥

유투버 "리얼 스페인"의 코르도바 편을 사전 공부할 것을 추전

알카사르 구경하고 바로 앞의 로마교 건너 있는 박물관에서 이슬람 역사 관람


스페인의 대략의 역사

기원전 천년 전쯤 페니키아인이 남부에 들어옴--> 로마제국이 기원전 2세기부터 점령--> 이후 북유럽 쪽의 서고트 인들이 들어와 2,3백 년 점령 --> 기원후 6,7백 년에 무어인 왕족이 들어옴 --> 12세기부터 지역별 국토회복운동 시작됨 --> 1400년 말에 완전히 무어인 퇴출하고 스페인 4대 왕국의 통일이룸 (이사벨 1세)

이러니 모든 문화, 건축물, 인종의 교합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스페인사람의 본래의 얼굴을 모를 정도이다.

이전 03화 스페인 한 달 여행 -톨레도 (3)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