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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언니 Mar 01. 2024

한겨울 스페인 여행하기-
세고비아에서 시작하다 (2)

4일간의 이스탄불 관광을 마치고 드디어 마드리드 공항으로 출발했다. 비행시간은 4시간.

이스탄불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중 하나이다. 그리고 기내에 가지고 들어가는 가방을 8kg로 엄격히 제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소 일찍 공항에 도착했고 기내용 캐리어도 8kg 내로 맞췄으나 비수기라 그런지 막상 중량체크는 하지 않았다. 그때 그때 달라요~~


마드리드공항에 도착 하자마자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117킬로 떨어진 세고비아로 향한다.  그런데 렌터카 회사에서  한 시간 넘게 지체되었다.  역시 듣던 대로 예약한 차를 순순히 내어주지 않는다. 후에 보니 이것은 스페인, 포르투갈 어디에 가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차를 업그레이드 하라고 끈질기게 요구한다. 선심 쓰듯이 기름값이 절약된다는 이유로 BMW 경유차를 계속 권한다. 추가비용을 125유로 내란다. 아니, 비수기 전략상품으로 나온 13일간 렌트비를 99유로에 결제했는데 추가비용이 더 크다니! 당연히 거절. 그러나  나중에 이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나라 기름값이 거의 우리의 1.5배다.(리터당 평균 2,400원이다) 13일간 기름값만 50만 원 들었다. 


풀커버 보험을 70유로에 가입하고 왔건만 창구에서 자기들이 권하는 보험을 가입하란다. 그들은 서툴고 때굴 때굴 굴러가는 스페인 영어로 설명하고, 우리도 완벽하지 못한 영어 실력으로 자칫하면 꼴딱 넘어가 뭔지 모른 체 사인하면 순식간에 2,3백 유로 추가부담하는 거다. 거절하자 그때부터 매우 사무적이고 냉랭해진다. 아마 이 모든 것에 개인 수당이 지급되나 보다. 


참고로 한국에서 렌트카 중개 포털 사이트에서 보험을 들고 가는 것으로 충분하다. 현지 렌트카 회사에서 권하는 것은 보험사고가 났을 때 자신들의 보험으로 먼저 보험금을 지급해 준다는 것인데, 보험금을 받는 것은 동일한데 받는 시점만 다른 것이다. 꼴딱 넘어가서 이중보험을 든 여행자들이 많다. 주의! 무조건 NO!


괘씸하다.  자진해서 돈 써주러 온 외국인에게 슬쩍 덤터기 씌우려는 수작들에 화가 난다. 


겨우 빠져나와 세고비아로 향했다. 도착 하자마자 1세기에 건설되어 2천 년을 버티고 있는 로마 수도교를 둘러보았다.  이천 년의 세월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 거대함과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건축물. 


참으로 대단한 로마제국이다.  물이 매우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15km 이상되는 계곡에서부터 수로를 만들어 마을까지 연결한 당시의 발상이 놀랍다. 건축물 중앙 부분을 자세히 보면 여성의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다. 전설에 따르면 매번 15킬로가 넘게 물 길러 다니는 소녀를 위해 한 악마가 거래를 했다는 내용인데 알고 가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독특한 모양의 세고비아성당과 이사벨여왕이 대관식을 치렀다는 일명 백설공주성인 알카사르 궁전은 먼발치에서 보았다. 가파른 언덕까지는 올라갔지만 주차에 실패! 스페인의 구시가지 도로가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일부러 경차를 신청했는데 막판에 upselling에 실패해 수당이 날아간 렌터카 직원의 심술어린 배려로 중형 SUV를 받았다. 차는 좋았으나 덩치가 커서  숙소 진입할 때 경악을 했다. 30년 넘은 무사고 베테랑 운전자도 골목을 비집고 나오는데 식은 땀이 날 지경. 외국인 운전자들이 'nightmare'라고 말한 표현이 팍 와닿는다.


로마수도교 주위에는 마드리드에서 토요일밤을 즐기려 모여든 현지인들로 인산인해이다. 우리로 말하면 서울사람들이 근교 일산이나 광교의 호수공원 주말 나들이라고나 할까?


참고로 세고비아는 세고비아 기타와는 전혀 상관없단다.


앞으로 여행길이 걱정되는 것은 스페인 사람은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단어도 알아듣지 못한다. 우유= 밀크도 못 알아듣는다. 구글 번역기와 파파고가 맹활약을 할 차례다. 



세고비아에서 한 것

이천 년 전 건설된 로마교 구경. 야경 즐김

로마교 인근 사람들 인파 속에 구도시 산책과 타파스(맥주에 곁들이는 간단한 요기거리) 맛집에서 맥주 한잔.

로마교 바로 앞에 유명한 새끼돼지 통구이 맛집이 있었으나 (생후 2,3주 돼지를 모양 그대로 통으로 구워줌) 잔인하다고 펄쩍 뛰는 동반자 반대로 못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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