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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언니 Mar 03. 2024

스페인 한달여행 - 마드리드 편 (11)

마드리드에선 질리도록 미술관 투어하기

누구는 마드리드에서 하루 외에는 할 일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3박을 하기로 했다.


먼저 마드리드 3대 미술관ㅡ 프라도 미술관, 왕립 소피야 미술관, 티센 엘리베이터 소유 가문의 티센 미술관ㅡ의 통합권을 20% 할인하여 구매완료했다. 프라도 미술관 홈피에서 온라인 구매할 수 있다. 32유로다.


그리하여 아침 일찍 단단히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일부러 솔광장 곰동상앞에서 사진 한방 남기고 20분 걸어 티센 미술관부터 시작.


전날 3 미술관에 대한 유튜브로 충분히 사전 공부 마치고 입장. 티센가문의  3대에 걸친 컬렉션이 왜 마드리드에 모여졌는지에 대한 조금은 감동적인 설명을 듣고.


이제까지 미술관과 성당을 다니며 단 한 가지 주제, 바로 기독교를 이렇게 저렇게 많은 화가들이 묘사한 르네상스와 중세미술에 살짝 싫증이  터에 다양한 시대와 해외작가들도 포함된 티센 미술관이 좋았다. 매일 고기 먹다가 신선한 야채 먹는 기분이랄까?


칸딘스키, 모네, 고흐, 고갱, 세잔, 드가, 피카소, 작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본 에드워드 호퍼, 모딜리아니의 작품도 있었고 특히 로댕의 조각작품이 많았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없어 사전지식에 의존해 보니 2시간 좀 넘게 걸린다.  대단하다. 한 개인이 이렇게 많은 작품을 모았다니!  엘리베이터 판 수익금을 여기에 쏟았나 보다. 


티센가문의 컬렉션을 유치하기 위해 3나라가 경쟁했다는데, 독일가문의 티센할아버지가 이곳에 아끼는 미술품을 선뜻 기중한 것도 대단하다. 독일은 이것을 왜 놓쳤을까? 정확히는 기부는 아니고 전시관을 마련해 준 스페인에게 10년 계약이 끝나자 싯가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넘긴 거란다. 단 조건이 3가지 있었단다. 첫째는 작품들이 흩어지게 하지 말 것(즉 팔아먹지 말라는 것). 둘째는 일반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라는 것(입장료를 비싸게 받지 말라는 것인 듯). 셋째, 미술관의 이름을 유지할 것.  참 훌륭한 가문이다.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와서 보고 갑니다.  땡큐 미스터 티센!


점심 식사 후 전열을 가다듬고 바로 의 프라도 미술관으로 진격. 

프라도 미술관에 대한 60개 주요 작품의 해설이 든 한국 오디오 가이드를 2만 원에 구입, 4시간 걸리는 설명을 배속으로 듣고 3시간에 완주.  ㅎㅎ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나머지 30분은 여유 있게 들러보았다.


조식 먹고 출발하여 오후 7시 다되어 2개 미술관 투어가 끝났다.


그림은 구석구석 스토리가 담겨있고 여기에 후대의 해석이 가미되어 한 작품에 대한 해설이 30분 넘는 유튜브도 있건만, 아마추어인 우리는 많은 부분을 스킵할 수밖에. 특히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작품은 1시간 넘는 강의도 있고 이 그림을 연구해 쓴 철학책도 있단다. 

한때 피카소가 이 작품을 뚫어지게 연구하면서 패러디한 그림만 40개를 넘게 그렸단다. 며칠뒤 그 그림들을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전용 미술관에서 관람했다. 웬 정신병자처럼 작품을 쪼개 쪼개 그리고 또 그리고 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암튼 '시녀'는 프라도 미술관의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세계 3대 미술관중의 하나라는 프라도 미술관은 어디처럼 전쟁의 전리품으로 모여진 것이 아닌 스페인 왕족들의 순수 켈렉션이라 주로 자국의 화가들의 그림이 대다수다.


알 그레꼬, 벨라스케스, 고야의 작품들이 많았고 특히 사방에 고야의 작품이다. 그의 다소 특이한 이력과 말년 블랙의 분위기로 변한 인생 스토리도 알고 가면 흥미롭다.


하루에 미술관 2개는 좀 무리다. 프라도미술관의 비슷비슷한 종교그림으로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다음 날은 국립소피야  미술관행.

프라도가 스페인 중세 미술이 중심이라면 소피야는 근현대 스페인 화가의 미술품 위주이다.


피카소, 달리, 후안미로의 작품들이 많이 있다.

특히 피카소의 게르니카 원본이 걸려있는 2층 205호 전시관에는 이른 시각에도 사람들로 꽉 차있다. 그림에 접근이 힘들다.


미로처럼 되어있어 방 찾는데  지쳐버리는 프라도미술관과 달리 소피아 미술관은 시대별로, 그림 사조별로, 또한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 신문, 포스터, 영상이 같이 전시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비록 언어의 한계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여행에서 구글 번역기가 열일한다. 그런데 엉터리 번역으로 난감하다. 파파고가 좀 더 힘을 내었으면!


짜임새 있고 방 배치도 잘 되어있어 2시간 만에 충분히 볼 수 있었다. 반면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미로를 헤매는데만 허튼 시간을 수없이 날렸다.


내 생애 이틀 동안 이렇게 미술작품을 많이, 오래 본 적은 처음이다. 뭣도 모르고 총평을 하자면 과거일수록 그림은 집단주의, 시대정신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성, 개인주의 태동전이다.


중세미술은 예수와 성모에 대한 성경 속의 스토리를 이렇게 저렇게 표현한 것이 대부분이고,

근대에 와서는 비로소 풍경화와 정물화가 나타나고 19세기 후반부터는 인상파, 표현주의, 추상화가 나타난다.


또 한 가지, 피카소니 달리니 하는 유명작가가 어느 날 갑작스레 홀로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각 시대에 비슷한 사조의 다른 작가들이 많았고, 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차이가 누구는 스타가 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작가로 남게 되었다는 것. 추상주의, 표현주의 방에 들어가면 서로 그림이 비슷하다. 피카소인가 하면 같은 시대의 다른 이다.  그래도 피카소가 유명해진 것은 화룡점정, 뭔가 한 끗 차이가 있겠지.


마드리드에서 3일 동안 한 것

3대 미술관투어, 솔광장, 마요르 광장, 산 미구엘시장(각종 타파스의 향연이다. 비싸다)


생략한 것은 마드리드왕궁, 대성당, 유리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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